“대학환경 위기 직면해
더 맡아달라” 강력 권고
내달 6일 취임 4년 임기
차기 신진기 부총장 유력
학교법인 계명대는 지난 17일 이사회를 열고 제11대 총장에 현 신일희 총장 재선임을 의결했다.
이에따라 신 총장은 내달 6일 제11대 총장에 취임해 2020년 7월까지 4년 임기를 시작한다.
이날 열린 이사회에서는 전체 이사 8명 중 7명이 참석했으며 당연직 이사인 신 총장 본인을 제외한 이사 6명이 만장일치로 신 총장의 연임을 가결했다.
신 총장은 이사회에 총장고사 의견을 강하게 밝혔지만 이사회에서는 “입학자원감소에 따른 대학 구조개혁, 정원감축 등 대내외 대학환경이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으며, 이를 대처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리더십과 함께 경험과 경륜을 가진 사람이 필요하다”며 신총장을 설득했다.
또 “성서캠퍼스에 짓고 있는 새 동산의료원 건립, 이전의 차질 없는 진행과 2018년 완공 이후 정상 운영 등을 위해 대학을 한 번 더 맡아 달라”며 신 총장이 연임하지 않을 경우 재단이사장도 사임하겠다고 압박, 결국 신총장이 연임을 수락했다.
신 총장은 “여러 차례 고사했지만 이사들의 권고를 거절할 수 없었다”며 “임기 내에 지역과 국가가 원하는 고등교육기관으로 더욱 성장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신 총장의 연임은 대학사정을 조금이라도 파악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예상했던 일이었다.
당초 신 총장은 70대 후반의 나이와 평생을 자신을 위해 희생한 부인과 함께 여행을 다니며 생활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그래서 계명대 안팎에서는 아들인 신진기 경영부총장이 총장직을 이어받을 것이라는 추측이 많았다. 실제 신 총장도 아들에게 혹독한 경영수업을 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신 부총장이 어린시절부터 해외에서 생활해 한국문화를 익히는데 다소 시간이 걸리는데다 교육부 주요 사업에서 계명대의 주력학과가 고배를 마시면서 ‘신총장이 한번 더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했다.
결국 신 총장은 급변하는 대학환경 탓에 총장직을 맡는 모양새를 취했지만 아들이 경영수업을 쌓는 시간을 벌기 위해 다시 총장에 취임한 것으로 보인다.
대학내부적으로도 보안을 유지했던 총장후보추천위원회에 신총장을 비롯해 김용일 학생부총장, 신진기 경영부총장 등 3명이 추천된 것을 감안하면 차기에는 신진기 경영부총장이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
한 대학 관계자는“대학환경이 급변하는 과정에서 아들이 총장을 승계하면 대내외적으로 논란이 일 수도 있고 이는 지역 주요대학인 계명대가 분란에 휩싸일 수 있는 소지가 될 수도 있었다”고 했다.
한편 신일희 총장은 계명대가 종합대학으로 승격한 1978년 초대 총장에 취임했다. 이후 1988년부터 2004년까지 16년 동안 4∼7대 총장으로 일했다.
2005년부터는 총장직에서 물러나 4년간 학교법인 이사장을 맡았으며 2008년 다시 9대 총장에 취임한 그는 2012년 연임해 현재 10대 총장으로 재직 중이다.
남승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