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고속버스 불법주차까지
지자체, 대책도 없이 방관
뒤엉킨 차량과 사람들
날마다 아슬아슬 곡예 반복
특히 복합환승센터 공사로 일시적으로 차고지가 사라진 대형 고속버스들이 이 일대를 차고지처럼 사용하고 있지만 지자체는 공사를 핑계로 느슨한 단속을 하고 있다.
대구시내버스 818, 수성4, 399, 814번이 승·하차하는 동구 신천동 ‘동부소방서 건너’ 정류장의 경우 대형 고속버스 불법 주차지가 된 지 오래됐지만 지자체는 단속을 회피하고 있다.
21일 오전 9시께 동대구역네거리 방면 왕복 10차선 도로는 차량이 몰려 극심한 교통 정체를 빚었다. 시내버스 814번이 승·하차를 위해 동부소방서 건너편 정류장에 잠시 정차하자 그 뒤로 차량들이 길게 꼬리를 물었다. 오토바이들은 시내버스와 차량들을 피해 곡예운전을 했고, 보행자들도 차량들이 잠시 멈춰선 틈에 사방을 살피며 길을 건넜다. 정류장에서 동대구역네거리 횡단보도까지 40m가량을 차량과 사람이 한데 뒤엉켜 통행하는 모습이 아슬아슬했다.
정류장이 있는 동부로 128번 방향 우회전 차로는 대형 고속버스들의 불법 주차로 몸살을 앓고 있다. 고속버스 불법 주차 단속 및 보행자 통로 조성, 통행 지도 및 보행 안내 구조물 설치 등 대책 마련이 요구되지만 대구시 등 관계기관은 방관하고 있다.
올 연말 복합환승센터 준공과 함께 대구신세계 백화점 개점으로 교통량 폭증이 예상되지만, 동대구역고가교 확장공사가 내년 10월 말로 준공이 연기되면서 환승센터 준공 이후 교통 상황은 최악의 교통대란을 예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관할 지자체인 대구 동구청은 환승센터 완공 전까지 뾰족한 수가 없다는 입장이다. 동구청 교통과 관계자는 “고속버스를 골목길에 주차하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불법 주차 민원이 들어올 때마다 탄력적으로 단속하고 있지만 사실상 단속 유예 상태”라고 말했다.
대구시는 신암동 일대에 고속버스 박차장이 완공되면 고속버스 불법 주차 문제는 해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시 교통과 관계자는 “고속버스 업체에 권고도 했지만 차고지로 쓸만한 땅이 없어 업체측도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밝히며 “박차장(버스가 들어오고 나가는 곳)개점 후에도 불법 주차가 계속될 시 강력한 단속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강나리기자 nnal2@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