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가감정
양가감정
  • 승인 2019.01.02 21:2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순호
사람향기 라이프디자인 연구소장
2019년 새해가 밝았다. 새롭게 시작하는 1월에는 늘 설렘이 가득하다.

새로운 다이어리를 구입하고, 1년에 이루고 싶은 소망들을 적어나가면서 행복한 꿈을 꾼다. 책 읽기, 살 빼기, 자격증 따기, 여행하기 등 많은 계획들이 다이어리의 빈칸에 채워지면 뿌듯한 마음이 든다. 아마도 계획을 세우는 것만으로도 이미 절반은 이룬 것 같은 기분이 들기 때문일 것이다. 새해는 늘 우리를 희망의 감정으로 가득 차게 한다.

1월이면 피트니스센터도 신년 특수를 노린다. 현수막을 내걸고 새롭게 도전하는 사람들을 모은다. <새해맞이 이벤트 1개월 5만 원 이용권 50% 할인, 12개월 30만 원> 이란 현수막을 건물 창문에 큼지막하게 붙이고 고객을 부른다. 그걸 본 사람들의 가슴이 쿵쾅거린다. ‘안 그래도 운동을 해서 멋진 몸매를 만들려는 계획을 세웠는데 잘됐다. 1년이면 60만 원인데 30만 원을 할인해주니 대박인데.’라는 생각으로 일시불 결제를 하고 운동을 시작한다. 그런데 여기에 함정이 있다. 우리의 마음에는 양가감정이 있어서 두 감정이 늘 싸우고 있다는 걸 잊고 있다. 우리는 ‘변하고 싶은 마음’과 ‘그대로 머무르고 싶은 마음’ 이 두 감정이 매일 줄다리기를 한다. 그래서 변하고 싶은 마음으로 시작은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냥 머무르고 싶은 마음이 승리하는 경우가 많다. 많은 사람들이 1년을 결제하고 운동을 시작하지만 1개월 만에 그만두는 사람이 부지기수고, 3개월을 넘기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그래서 피트니스센터에는 주인 없는 신발만 신발장에 가득하다. 결국 1개월 5만 원이 아니라 1개월 30만 원, 3개월에 30만 원의 비용을 지불하는 셈이 된다.

어떤 일을 시작하게 될 때 우리가 만나게 되는 것은 양가감정이다. 양가감정이란 어떤 대상이나 상황에 대해 서로 반대되는 두 감정이 동시에 존재하는 상태를 말한다.(다음 백과사전)

본인은 사이버대학교에서도 강의를 하고 있다. 얼마 전 2019년 신입생 1차 모집이 끝났다. 그 과정에서 많은 예비학생들의 양가감정과 싸우는 모습을 보았다. 학생들은 “다시 공부해야지”하는 마음과 “이 나이에 공부해서 뭐하려고” 두 감정이 싸움을 하고 있었다. 공부를 하겠다고 신청을 한 사람들 중 30%정도의 사람들은 공부하기를 포기했다. 사전에 신청을 받을 때는 공부를 해야겠다고 했던 사람들이 시간이 조금 지나면서 포기를 했다. 그들은 도전(挑戰)이란 감정과 안주(安住)라는 두 감정의 줄다리기에서 현 상태에 안주하고 싶은 감정이 승리를 해버린 것이다. 전화통화를 하면서 많은 학생들이 ‘하고는 싶은데 겁이 나요’라는 말을 했다. 내가 해준 말은 “안 하고 싶으면 그냥 안 하시면 됩니다. 그런데 하고 싶습니까? 그럼 그냥 하세요. 하다 보면 방법이 나옵니다. 할까 말까에 대한 고민의 시간을 어떻게 더 잘할 수 있을까에 쏟으시면 됩니다.”

양가감정이 들 때 좋은 해결 방법은 그냥 하는 것이다. 할까 말까 고민될 때는 그냥 하는 것이다. 그냥 간단히 생각하면 된다. 하고 싶은가? 하기 싫은가? 어느 쪽이 좀 더 큰가? 하기 싫다면 안 하면 된다. 하지만 하고 싶다면 그냥 하면 된다. 그러면 시작은 반이라 했던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게 된다. 시작하게 되면 할까 말까에 고민에 들어가는 시간과 에너지 소비가 없다. 그 에너지가 이제 ‘어떻게 하면 잘 될까’로 전환된다.

새해에는 소망하고 계획한 일 많을 것이다. 그만큼 두려움도 따르겠지만 그냥 해보자. 일단 시작해보자. 그러면 어느 순간 그 일이 우리의 일상이 되어 있을 테니….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