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빈, 유명인 타깃 ‘간 큰’ 사기도 쳤다
조주빈, 유명인 타깃 ‘간 큰’ 사기도 쳤다
  • 박용규
  • 승인 2020.03.25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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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희·윤장현·김웅 등 언급
손 사장 “가족 살해 협박 당해
조씨 거짓말에 속아 송금”
“억울함 풀 수 있도록 돕겠다”
윤 前시장에 JTBC 출연 약속
검찰송치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 검찰 송치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을 협박해 성 착취 불법 촬영물을 제작하고 유포한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4)이 미성년자 등 성 착취를 저지른 혐의로 구속됐지만 성범죄 외에도 사기 행각을 벌여 왔던 정황이 드러났다.

조씨는 25일 아침 서울 종로경찰서 유치장을 나오며 “손석희 사장님, 윤장현 시장님, 김웅 기자님을 비롯해 저에게 피해를 본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곧바로 “수사 중인 사안이라 구체적 내용은 확인해드리기 어렵다”며 “이름이 거론된 이들이 성 착취물을 봤거나 (‘박사방’에) 가입한 것은 아니다”고 진화에 나섰다.

조씨의 돌발 발언에 각종 추측이 난무할 조짐이 보였기 때문. 경찰 해명 이후 조씨의 구체적인 사기 행각이 속속 밝혀졌다.

손석희(64) JTBC 대표이사 사장은 이날 ‘프리랜서 기자 김웅(50)씨로부터 손 사장과 가족들에게 위해를 가해달라는 사주를 받았다’는 조씨의 거짓말에 속아 금품 요구에 응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손 사장이 조씨한테 건넨 금액의 액수는 확인되지 않았다.

손 사장은 수사기관에 신고를 하지 않고 조 씨의 협박에 응한 이유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그는 “위해를 가하려 마음먹은 사람이 K씨(김웅)가 아니라도 실제로 있다면 설사 조주빈을 신고해도 또다른 행동책을 찾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기에 매우 조심스러웠다”며 “정말 혹여라도 그 누군가가 가족을 해치려 하고 있다면 그건 조주빈 하나만 신고해선 안 될 일이었다”고 강조했다.

조씨가 윤장현 전 광주시장을 상대로 벌인 사기 행각도 있다. 故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 사칭범에게 속아 공천 대가성 금품을 건넨 혐의로 재판을 받던 윤 전 시장에게 “억울함을 풀 수 있게 돕겠다”고 접근한 것이었다.

윤 전 시장 측 관계자에 따르면 윤 전 시장은 재판이 진행 중이던 지난해 텔레그램으로 접근한 ‘최 실장’과 전화 통화를 했다.

‘최 실장’은 “JTBC에 출연해 억울함을 해명하는 기회를 갖자”며 윤 전 시장을 서울로 불러 JTBC 방송국을 함께 찾아갔다.

‘최 실장’은 윤 전 시장에게 “조만간 인터뷰 약속을 잡자”고 했지만 출연 날짜는 잡히지 않았다.

윤 전 시장은 활동비를 요구하는 ‘최 실장’에게 돈을 건넸다. 여기서 ‘최 실장’은 조씨의 조종을 받은 제3자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밖에도 조씨에 대해서는 △‘박사방’ 운영 전 텔레그램에서 마약·총기를 판다고 속여 돈을 가로챈 혐의 △개인방송을 하는 기자(김웅 기자 추정)에게 접근해 정보를 넘기겠다며 돈을 챙긴 혐의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유력 정치인·연예인 등과 친분이 있다고 과시했다는 정황 등이 드러났다.

한편 경찰은 구속 기간 만료가 임박해 조씨의 신병을 이날 검찰에 넘겼지만 그의 각종 혐의에 대한 수사는 계속하기로 했다.

박용규기자 pkdrgn@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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