春到枯枝被綠裳 (춘도고지피록상)
:봄이 오니 마른 가지도 푸른 치마 차려입고
櫻塘水色白凝粧 (앵당수색백응장)
:벚나무 연못물은 하얗게 단장하니
高峯向底雲飛落 (고봉향저운비락)
:높은 산봉우리도 찾아들고 구름도 내려가니
只有東風與小娘 (지유동풍여소낭)
:다만 봄바람만 어린 아가씨와 함께하네
◇김원태= 1957년 경북 안동生. 경북고 졸업, 물리학 Ph.D 뉴멕시코주립대 재직 후 개인사업. 현재 미국 라스크루시스 거주하며 生活詩作 중.
<해설> 봄 여름 가을 겨울. 겨울이 지나면 봄이 와, 꽃 피고 꽃 지고 하얀 산이 푸르러진다. 막 잎이 푸르러지는데, 일찍 봄을 기다리는 눈을 현혹시키던 꽃이 떨어지자, 봄의 공기가 얼굴을 간지르고, 마음을 설레게 한다. 하얀 눈 밑의 연못에 날리는 꽃이 그 순백을 대신하고, 산은 물바닥을 찌르고, 헐벗었던 나무가지가 옷을 걸쳤는데 저고리가 치마가 된 것 같다. 그 모양이 생경스럽기에 고와 보인다. 그걸 보는 고은 심성의 “사람” 사는 세상을 꿈꾸는 인어 낭자가 슬플까? -성군경(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