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 TK 구심점 찾고 정치적 위상 제대로 세워야”
“21대 국회 TK 구심점 찾고 정치적 위상 제대로 세워야”
  • 윤정
  • 승인 2020.04.30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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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국회 사실상 마무리
탄핵·TK패싱에도 ‘모래알’
각자도생 찾다 ‘몰락의 길’로
21대 초·재선 단합 모습 절실
보수 회생에 중진들 역할 중요
국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대응을 위한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등을 30일 본회의에서 처리하면서 사실상 20대 국회는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다.

대구·경북(TK) 지역 의원들은 20대 국회 ‘여소야대’ 정국 속에서 2016년 4월 26일 희망차게 출발했지만 전대미문의 현직 대통령 탄핵사태와 구속, 대통령 선거, 지방선거, 21대 총선까지 파란만장한 격동의 현장 속에서 ‘사분오열’과 ‘오합지졸’로 대변되는 모래알 같은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지역 출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사태 당시 ‘우왕좌왕’은 물론 ‘복지부동’의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며 탄핵을 사실상 방치했다는 평가에 자유로울 수 없었고 문재인 정부의 인사·예산에 대한 이른바 ‘TK 패싱’에 대해서도 제대로 된 논리적·체계적 대응보다는 성명서를 통해 지역민의 감성에 호소하는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했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사태 때도 몸을 던졌지만 돌아온 것은 동물국회 재현이라는 비판과 검찰 수사였다.

20대 국회는 ‘여소야대’ 국회로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현 통합당·122석)과 야당인 더불어민주당(123석)·국민의당(38석)의 3개 교섭단체로 출발했다. 당시 TK 의원(비례대표 제외)은 총 27명(이철우 경북도지사, 재보궐 김재원 의원 포함)이었다. 더불어민주당 1명(김부겸), 무소속 3명(유승민·주호영·홍의락)을 제외하고 전원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이었다.

그러나 새누리당 의원들은 서로 뭉치지 못하고 모래알처럼 흩어져 각자도생의 모습을 보였으며 정치적 부침 속에 몰락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었다.

5선인 유승민 의원(동을)은 총선 뒤 새누리당에 복당했지만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주도하며 탈당해 바른정당·바른미래당·새로운보수당을 거쳐 다시 통합하는 등 정치적 부침을 겪었다.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으로 당선된 주호영 의원(당시 4선·수성을)도 복당했지만 탄핵사태 때 탈당하고 다시 복당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공천 당시 ‘진박 감별사’로 불리며 위세를 떨쳤던 ‘친박계 좌장’ 최경환 의원(경산)은 국정원 특활비 상납 사건에 연루돼 의원직을 상실하며 현재 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또다른 핵심 친박인 조원진 의원(달서병)은 탄핵사태 이후 새누리당을 탈당해 이른바 태극기 부대를 이끌며 박 전 대통령 탄핵의 부당함을 국민들에게 지속적으로 호소하며 투쟁력을 나타냈지만 돌아온 것은 21대 총선 낙선이었다. 또 재선 이완영 의원(고령·성주·칠곡)도 정치자금 불법 수수 판결로 의원직이 상실됐다. 3선 이철우 의원은 경북도지사로 말을 갈아탔고 3선 김광림·강석호 의원은 이번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고 김재원 의원은 4선 도전에 나섰지만 경선에서 패했다.

이번 21대 TK 총선 결과도 결코 희망적이라고 말하기 어려워 보인다.

특히 3선급 이상 중진 의원들의 수가 지난 20대 총선에 비해 대폭 감소함에 따라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초·재선 의원들에 대한 진정한 리더 구실이 절실한 상황이다.

구심점과 리더 역할을 해야 할 중진들은 5선에 미래통합당 주호영(수성갑), 무소속 홍준표(수성을), 3선에 통합당 김상훈(서)·윤재옥(달서을) 4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지난 20대 9명에 비해 절반도 안 된다. 특히 경북은 13개 전 선거구에 3선급 이상은 전무하고 전원 초·재선으로 채워졌다.

통합당의 최대 텃밭인 TK에서 중진들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해야 TK가 살고 보수가 다시 회생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리더가 없고 구심점이 약하면 TK마저 ‘오합지졸’로 변해 21대 국회 내내 민주당에 질질 끌려다니다가 끝나버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다.

주호영 의원(5선)은 “초·재선 의원들과의 단합을 이끌어내는 일이 가장 급선무”라며 “특히 초선 의원들이 일당백이 될 수 있도록 의정활동 노하우도 공유하고 고민을 같이 나눠줄 수 있는 역할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윤재옥 의원(3선)도 “21대 국회에서는 TK가 제대로 된 구심점을 찾고 정치적 위상을 키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20대 국회에서 TK 의원들은 최악의 팀플레이를 보였다. 중진들은 ‘각자도생’하기에 바빴고 정치적 굴곡에 속수무책이었다”라며 “모래알 같은 모습은 진정한 TK 정신이 아니다. 21대 국회에서는 TK의 정치적 위상을 제대로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기자 yj@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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