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6월의 하늘을 보며
푸른 6월의 하늘을 보며
  • 승인 2020.06.0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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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룡 전 봉화부군수, 행정학 박사
“겨레와 나라 위해 목숨을 바치니, 그 정성 영원히 조국을 지키네(중략)임들은 불멸하는 민족혼의 상징, 날이 갈수록 아아 그 충성 새로워라” 현충일의 노래 가사 일부이다.

6월 6일은 제65회 현충일(顯忠日)이었고, 6월 25일은 6·25전쟁일이다. 그래서 우리는 6월을 ‘호국보훈(護國報勳)의 달’이라 부른다.

필자는 6월 6일 충혼탑에서 거행된 봉화군 추념식에 참석하여 헌화하고 분향하면서 먼저 가신 순국선열의 고귀하고 거룩한 정신에 머리를 숙였다. 올해는 6·25전쟁 당시 국난극복의 주역인 백선엽 장군의 사후 묘역(墓域)을 두고 시끌하다. 백선엽 예비역대장(100세)은 전쟁 중이던 1952년 31세에 최연소 육군참모총장에, 33세에 최초의 대장(大將)이 되었고, 낙동강전투 때 1사단장으로 미군과 함께 다부동 전투를 치뤘고, 인천상륙작전 이후 가장 먼저 평양에 입성하였으며, 1957년 두 번째로 육군참모총장을 지내기도 한 우리나라 국군의 역사이기도 하신 분이다. 그러나 일제 강점기에 ‘간도특설부대’ 복무경력으로 친일행적에 휩싸여 있다.

최근 노환으로 위독한 상태인 장군에게 국가보훈처 직원들이 “국립묘지법이 개정되면 현충원에 안장되었다가 다시 뽑아내는 일이 생길까 걱정된다”는 취지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일부 국회의원은 친일파 군인 운운하며 현충원 안장(安葬) 반대의사를 밝히고 있는 상황이다. 6월 호국보훈의 달에 6·25전쟁 당시 죽음을 무릅쓰고 국토방위에 헌신하신 분의 사후 묘역에 관한 논란이 우리를 씁쓸하게 한다.

김원봉에 대한 서훈(敍勳), 백선엽장군의 묘역(墓域)에 대한 논란보다는 시급한 현안들이 많다. 아직도 전국의 주요격전지 땅속에 묻혀있는 실종전사자 유골을 발굴하는 일과 발굴된 무연고 유골을 가족에게 찾아주는 일이 시급하고, 3만 여 명에 가까운 소년소녀병사들이 아직도 예우를 받지 못하고 있는 점, 84만 여명의 보훈가족에 대한 지원금의 현실화 문제 등 순국선열의 예우와 후손들의 지원에 관한 논의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본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고 한다. 정부는 이러한 논란 보다는 보훈에 대한 국민적 뜻을 한 곳으로 모으는 일에 힘써야 할 것이다.

평화는 공짜가 아니다. 지금의 평화는 6·25전쟁 유엔(UN)군 전사자 4만670명을 포함한 전사군인(戰死軍人) 17만8천569명, 부상자 55만5천22명, 전 세계 16개국의 참전, 그리고 1백여 만 명의 민간인이 사망·학살·부상당한 값진 희생의 대가임을 잊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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