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인 2020.06.25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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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은 강혜지

한번의 몸짓으로
뜬금없이
세상이 다가왔으나
맞을 채비도 없이 섧게 울어
그저
슬픈 울음이었을 뿐

알 수 없는 시간 마져
때묻지 않게 돌려보내야 했기에
엎드려
혀 깨무는 통곡만은 삼가 했으리라

가끔은
멀고 먼 세상의 희망이고자
온몸 사루어 어둠을 불살랐으나
아무도
멍청한 이유를 말하지 않았다

쉽게 떠난 이웃들이
침묵 속에 갇혀도
자꾸만 곁을 떠나 사라져도
인색한 하늘은
휑한 밤만 설치게 하고

떠난 이는 떠나고
머지않아 나도 떠날 것이지만
자초지종 사뢸 수 없는
멍청한 것이 원죄 였으랴
되돌아 올길 없으므로
잊혀진 들 아름다울 뿐

어디에서도
받아줄 이 없는 눈물이기에
밤새
빗물처럼 쏟아낸 들
세상은 내게
멍청한 이유를 묻지 않을 것이다.

◇강혜지= 서울産. 한국방송통신대학 일본어학과, 월간광장 시부문 신인상,한국 문인협회 회원, 한양문화예술협회 이사, 다선문인협회 운영위원, 한국미술인협회 회원. 2017년 대한민국 문예대제전 문화예술부문 심사위원, 한국미술협회 이사장상 수상(18), 불교TV 이사장상 수상(18)

<해설> 삶은 주어진 것이지만 인생은 만들어 가는 것이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은 실체가 없는 환영에 불과하다. 무엇이 참나가 아닌지를 발견하면 무엇이 참나인지를 발견할 수 있다. 모든 것이 나 자신임을 확고하게 긍정하면 참나를 발견할 수 있다.

인간은 내면의 방황이 끝날 때 삶의 진정한 여행이 시작된다. 삶이 여행이라는 사실을 잊을 때 우리는 스스로 끊임없는 환상과 몽상을 짓고 부수기를 반복하며 집착하기 마련이다. 현악기의 줄들이 하나의 음악을 울리지만 줄은 서로 따로이다. 서로 가슴을 주어도 서로의 가슴 속에 묶어 두지 말아야 한다. 말 없는 기억 속에 함께 있되 거리를 두고 서로는 혼자 있게 하자. 함께 서 있되 너무 가까이 서 있지는 말자. 모두를 위한 모두의 노력 가운데 잠시 멈춤은 쇠락해 가는 우리의 일상에 가능성을 열어준다. 마음 속 서랍들을 열어 덜 중요한 것은 덜어내고 가지치기를 잘 하면, 삶의 중심을 정갈하고 간결하게 가꾸어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다. 행복은 바이러스처럼 전파력이 강하고 부레옥잠 같이 배로 증식한다. 내가 행복하면 옆사람도 행복하고, 내 옆사람이 행복하면 모두가 행복해 진다. I must also have a dark side if I am to be whole.(내가 온전하려면 나도 어두운 면이 있어야 한다.) 이 세상 물질보다 사람을 섬기는 일이 가장 가치 있는 삶이다. -성군경(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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