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쓰라 말하기 겁나”…불안 호소하는 서비스직
“마스크 쓰라 말하기 겁나”…불안 호소하는 서비스직
  • 박용규
  • 승인 2020.07.12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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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더위에 미착용 시비 속출
“행패 부릴까 착용 요청 꺼려져”
전문가 “업소마다 마스크 비치
지혜 발휘로 갈등 해소법 강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속에 다중이용시설에서의 마스크 착용은 일종의 관습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날씨가 더워지면서 마스크를 안 쓰는 사람이 늘어남에 따라 관련 시비가 빈발하자 카페, 편의점 등의 아르바이트생을 비롯한 서비스직 종사자들은 마스크를 미착용한 사람에게 착용을 요구하는 것에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여름이 시작된 후 무더위가 이어지자 마스크 미착용에 관한 시비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 7일 인천의 한 피트니스센터에서 마스크 착용을 요구하는 트레이너에게 욕설과 폭행을 한 혐의로 30대 남성이 경찰에 불구속 입건됐다.

지난달 20일에는 서울에서 대중교통 마스크 미착용 폭행 사건으로 인한 첫 구속 사례도 나왔다. 당시 구속된 50대 남성은 같은 달 18일 마스크 없이 버스에 탄 후 기사가 착용을 요구하자 기사의 목을 물고, 이를 말리는 다른 승객까지 폭행한 혐의를 받았다.

대구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줄을 잇고 있다. 최근 지역의 한 카페에서는 남성 2명이 직원이 마스크를 써달라고 요구하자 욕설을 하며 바닥에 침을 뱉었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당시 카페 알바생은 “해코지당할 수도 있고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까 많이 무서웠다”고 말했다. 대중교통에 관련해서는 지난 5월 21일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된 이후 100여 명이 착용을 거부해 수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사례들에 의해 일부 근로자들은 고객에게 마스크 착용 요청을 하기가 꺼려진다고 입을 모았다. 착용 요청이 시비나 폭력으로 번질 우려가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대구 중구의 한 카페 알바생 이모(여·23)씨는 “손님 감정이 상하게 되면 뒷수습도 알바생 몫이기 때문에 잘 하지 않으려고 한다”며 “알바생 입장에서 손님에게 요구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서구의 한 편의점 알바생 최모(28)씨도 “하루에 10명 중 2~3명은 (마스크를 안 쓰고 오시는 분이) 있다”며 “서로 얼굴 붉히는 게 싫어서 요구를 잘 못하는 편”이라고 했다.

전문가는 갈등 해소를 위한 대책을 제시했다. 허창덕 영남대 사회학과 교수는 “각 사업장들이 입구에 마스크를 비치해 놓고 안 쓰고 온 고객들이 있으면 살 수 있게끔 하면 시비 사례가 감소할 것”이라며 “약간의 지혜를 발휘해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사회 구성원 모두가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 10일 ‘마스크 미착용 관련 폭행 사건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요청합니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지난달에는 ‘마스크 미착용 시 벌금제도 마련해달라’는 글이 게시되기도 했다.





박용규기자 pkdrgn@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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