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 출몰지 학산공원, 쉼터 마련 등 잇단 민원
토끼 출몰지 학산공원, 쉼터 마련 등 잇단 민원
  • 김수정
  • 승인 2020.07.27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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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전 시민단체 방사 시작 추정
달서구, 서식지 파악 등 조사 미흡
동물 특성상 개체 수 파악 어려워
대구달서구학산공원토끼
26일 오후 1시께 대구 달서구 학산공원 운동장 일원에서 만난 토끼의 모습. 김수정기자

“예전에 (달서) 구청에서 토끼를 풀었다던데요.”, “아니야, 누가 내다 버린 토끼인 것 같은데?”

지난 26일 오후 1시께 대구 달서구 학산공원 운동장 일원에는 웅크린 하얀 토끼를 앞에 두고 주민들의 열띤 토론이 한창이었다. 이곳은 몇 년 전부터 토끼 목격담이 심심찮게 등장하는 장소로, 인근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른바 ‘토끼 공원’으로 불리는 곳이다.

등산로를 걷다가 토끼를 목격했다는 사람부터, 공원 수풀에서 토끼굴을 발견했다는 사람까지 목격 장소는 다양하다.

학산공원이 도심 한가운데 위치하다 보니 토끼의 최초 발생지도 의문인 상황. 이달 한 주민은 “학산공원에 많은 수의 유기 토끼가 살고 있는 사실을 아느냐”면서 달서구청에 토끼 쉼터 마련을 요구하는 민원을 넣기도 했다.

달서구청에 따르면 주민들 사이에 각종 추측이 나돌지만, 학산공원 토끼 출현은 10여 년 전 한 시민단체의 방사 활동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한 시민단체가 해당 공원에 다양한 동물이 살 수 있게 하자는 취지에서 토끼를 방사했다는 것. 방사를 주도한 이 단체는 5년 전 해체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관련 민원이 이어지다 보니 구청도 난감한 눈치다. 야생 토끼 특성상 개체 수 파악의 어려움 등으로 여태껏 구청 차원의 학산공원 일대 출몰 토끼에 대한 구체적인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달서구청 관계자는 “동물보호 센터 등 기관에 요청해 토끼를 구출하거나, 서식지에 대한 구체적인 파악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또 만일 동물 유기가 발생할 시 행정계도를 통해 철저히 지도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일부 동물 보호 단체는 토끼의 번식력 등을 우려해 지자체 차원의 사전 조사·조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서울 서초구의 몽마르뜨공원은 지난 2011년 유기된 한 쌍의 토끼로부터 시작돼 개체 수가 수십 마리로 늘면서, 후속 관리 과정에서 지자체와 동물 보호 단체 간의 갈등이 발생하기도 했다. 동물권행동 ‘카라’ 관계자는 “지자체의 개입이 없을 시 토끼의 번식력 등으로 후에 추가적인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며 “지자체가 관련 민간단체와 협력하는 등 구체적으로 공원의 토끼 관리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수정기자 ksj1004@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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