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작교 다리
오작교 다리
  • 승인 2020.08.31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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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력 칠월 칠석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날

그런데 하늘이 노하시나
거대한 태풍이
바람을 몰고 온다는 소식
오작교 다리는 무사할까?
견우와 직녀는 만날 수 있을까?

오늘 만나지 못하면
또 일 년을 기다려야 하나
견우와 직녀가 만날 수 있도록
하늘도 그들의 만남을
축복해주면 좋겠다

별빛이 폭죽을 터트리고
은은한 달빛과
귀뚜라미 울음소리는
사랑의 세레나데
그들이 만나
사랑의 눈물
축복의 눈물 흘리도록

◇고경하=1965년 광주 임곡 출생.2017년 상주동학문학제 상주동학농민혁명기념문집 [우리는 하나] 서사시 「해풍에 피어나는 동백꽃이여」 특별상 수여 특선등단. ‘시월문학제’ 문집. 웹진 ‘문학마실’ 평화통일공동시집 [도보다리에서 울다 웃다]. 21문학시대문인협회. 작가정신 창작시(詩) 발표, [민족작가] 1집, 2집 창작시(詩) 발표, 현재 한국작가회의 대구경북지회 회원, 민족작가연합대구경북지부 운영위원

<해설> 옛 사람들이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여러 현상을 설명하려던 노력은 지금 우리가 말하는 전설이나 풍습 그리고 미신 속에서 희미한 흔적으로 남아 있다. 여름철 초저녁의 밤하늘, 북쪽 지평선에서 올라온 은하수는 약간 동쪽으로 구부러지며 머리 꼭대기를 지나 남쪽 지평선으로 흘러간다. 옥황상제의 노여움을 받은 견우와 직녀는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동쪽과 서쪽으로 쫓겨났다. 옥황상제는 북극성이요 견우와 직녀는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견우별과 직녀별이다. 견우별은 은하수를 중심으로 동쪽 그리고 직녀별은 서쪽에 위치한다. 옥황상제, 즉 북극성의 위치에서 보면 동쪽은 왼쪽이고 서쪽은 오른쪽이다(지상에서 볼 때와 반대). 우리 선조들은 왼쪽을 양, 오른쪽을 음이라 생각했다. 남자인 견우가 동쪽으로 여자인 직녀가 서쪽으로 쫓겨났다는 것은 선조들의 과학적 사고방식을 엿볼 수 있다. 옥황상제의 딸인 직녀와 소를 키우는 목동인 견우는 예쁜 마음씨와 성실함으로 신분격차를 뛰어넘고 결혼 했다. 그러나 결혼 후 오만과 게으름으로 천벌을 받고 떨어져 살게 되었는데, 어찌하여 일 년에 하루만 볼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이야기의 핵심이다. 이는 일반사람도 성실하게 일을 하지 않고 거드름만 피우며 살면 이렇게 된다는, 근면과 성실을 강조하며 노동을 독려하는 이야기다. 그런데 사람들이 그 애틋한 사정에만 초점을 맞추어 동정하는 것은, 누구나 자신의 삶도 내내 지난하고 벅차기 때문이 아닐까. 견우와 직녀가 밟고 지나가 까치와 까마귀의 머리가 벗겨진다는 것은, 누군가의 기쁨이 다른 누군가의 고통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예시로 여겨진다. 무엇보다도 천벌을 내린 옥황상제를 어느 누구도 적대시 하며 원망하지 않는 것은, 인간의 삶 그 자체가 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意)를 누리는 수고 같은 혜택이자 축복이기 때문이리라.

-성군경(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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