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
해바라기
  • 승인 2020.09.09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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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래

해바라기가

토담가에서

장대 끝에

해를 매달고

웃고 있네

웃고 있네

평화스런

노란 웃음을

◇김병래= 1946년 충남 서산生. 전 KBS부산방송 아나운서 부장, 문예시대 수필시대 시와 수필 등단, 부산문인협회 회원, 부산시인협회 회원. 알바트로스 시낭송회 자문위원, 가산문학 우수작품상 수상, 국제다문화 시공모전 입상, 문예시대 작가상, 경성대학교 사회교육원 스피치지도교수. 저서: 내가 사랑하는 세여인(시집)외 다수 아나운서와 술(수필집).

<해설> 이 세상 사람들은 누구나 마음에 지도 하나씩을 갖고 살아간다. 사람들은 자신의 지도 위에 살아가는데 필요하거나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들을 삶의 좌표로 설정한다. 삶이 자기의 선택으로 결정되는 것이라면, 사람들이 저마다 가지고 있는 지도는 그의 삶을 고스란히 반영해줄 것이다.

삶은 자신이 찍는 좌표대로 향한다. 그리움의 영토가 태반을 점하는 사람들의 지도엔 태양을 따라가는 해바라기 그림자가 집시의 상념처럼 드리워져 있다. 누구라도 토담가에 기댄 해바라기 웃음을 발견할 수 있다면, 장대 끝의 세상이 어떤 모습으로 살아왔는지 어렵지 않게 떠올려 볼 수 있을 터이다.

세상엔 평화주의자가 있고 전쟁주의자가 있다. 삶은 살아가는 거라고 이해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살아내야 하는 거라고 여기는 이도 있다. 그것이 어떤 모습이든, 우리는 저마다의 해바라기 그림자로 지도를 수정하며 살아간다. 구획들을 재구성해보고, 그 위에 새로운 항목들을 추가한다. 삶도 태양을 따라가는 해바라기 같은 바로 그런 궤적이었으면 좋겠다. 어차피 정답은 없다. 옳거나 그르다는 관념과 편견이 남아 있긴 하지만, 삶에서 가능하지 않은 건 아무것도 없다. 장대 끝에 매달린 해바라기의 노란 웃음처럼.

-성군경(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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