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우 칼럼] 바이든 당선과 트럼프가 주는 교훈
[윤덕우 칼럼] 바이든 당선과 트럼프가 주는 교훈
  • 승인 2020.11.16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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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우 주필 겸 편집국장
바이든 미국대통령 당선인 승리 선언 첫 연설. “저는 분열이 아닌 통합의 대통령이 될 것을 약속합니다. 빨간색 주(공화당 성향의 주), 파란색 주(민주당 성향의 주)가 아닌 미합중국을 바라보는 대통령이 될 것입니다. … 그리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표를 주신 분들, 저는 여러분들이 오늘 느낄 실망감을 잘 압니다. 저 역시 선거에서 여러 번 져 본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우리 서로에게 기회를 줍시다. 거친 언사는 치울 때입니다. …우리는 반대진영을 적으로 대하는 일을 멈추어야 합니다. 우리는 적이 아닙니다. 우리는 다 같은 미국인입니다. 지금은 미국을 치유해야 할 때입니다.…저는 자랑스러운 민주당원으로서 출마했습니다. 저는 이제부터는 미국의 대통령이 될 것입니다. 저는 저에게 투표한 사람들만큼이나, 저에게 투표하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서도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미국의 암울한 악마화의 시간을 여기에서부터, 이제부터 끝낼 것입니다." 이처럼 바이든 당선인의 당선 첫 대국민 메시지는 ‘국민 통합’이었다.

미국은 지금 분열될 대로 분열됐다. 인종과 이념, 빈부 격차에 따른 사회갈등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지 기반 강화를 위해 갈등을 한껏 이용했다. 국민을 내편과 네편으로 나눠 상대편을 마음껏 공격했다. 불법선거라며 대선도 불복했다. 그 결과 트럼프 지지파와 반대파 간의 갈등은 선거가 끝난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워싱턴D.C 시내 중심에는 연일 트럼프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투·개표 부정이 있었다’, ‘선거를 사기당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미국 전역에서 모였다. 대선불복이 계속되고 있는 혼돈의 미국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국민통합’은 바이든의 최우선 선결과제다. 미국 사회는 상당 기간 혼돈 상황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국도 양쪽 진영으로 나눠 돌아가는 갈등양상은 미국과 별반 다르지 않다. 2017년5월10일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연설문. “오늘부터 저는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 한 분 한 분도 저의 국민이고, 우리의 국민으로 섬기겠습니다. 저는 감히 약속드립니다. 2017년 5월10일, 이날은 진정한 국민 통합이 시작되는 예로 역사에 기록될 것입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힘들었던 지난 세월 국민들은 이게 나라냐고 물었습니다. 대통령 문재인은 바로 그 질문에서 새로 시작하겠습니다. 오늘부터 나라를 나라답게 만드는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대통령부터 새로워지겠습니다.…분열과 갈등의 정치도 바꾸겠습니다. 보수와 진보의 갈등은 끝나야 합니다. 대통령이 나서서 직접 대화하겠습니다. 야당은 국정운영의 동반자입니다. 대화를 정례화하고 수시로 만나겠습니다. 능력과 적재적소를 인사의 대원칙으로 삼겠습니다. 저에 대한 지지 여부와 상관없이 유능한 인재를 삼고초려해 일을 맡기겠습니다. 나라 안팎으로 경제가 어렵습니다. 민생도 어렵습니다. 선거 과정에서 약속했듯이 무엇보다 먼저 일자리를 챙기겠습니다. 문재인 정부 하에서는 정경유착이란 낱말이 완전히 사라질 것입니다.…문재인과 더불어민주당정부에서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 하지만 3년6개월이 지난 지금, 그 약속을 믿는 국민들이 얼마나 될까.

대표적인 진보논객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그는 중앙일보 연재 [진중권 퍼스펙티브]에서 “우리 대통령도 그렇게 약속했었다. 하지만 그(문재인 대통령)가 실제로 한 일은 국민을 둘로 갈라치는 것이었다. 바이든의 가면을 쓴 채 트럼프로 행동해온 것이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지난 19대 대통령 선거에서 문재인 후보는 전체 유효투표수(3천267만2천175표)의 절반에도 크게 못미치는 1천342만3천8백표(41.08%)를 얻어 당선됐다. 당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7백85만2천849표(24.03%),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6백99만8천342표(21.41%)를 얻었다. 홍준표 후보와 안철수 후보 2명이 얻은 표가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보다 1백42만7천391표가 많았다. 유승민·심상정 후보의 득표까지 합하면 문재인 대통령 득표수보다 이들 4후보의 득표수가 560여만표가 더 많다. 지난 대선에서 문 대통령을 선택한 국민보다 다른 후보들을 선택한 국민이 훨씬 더 많다는 의미다.

진중권은 그 글에서 이렇게 얘기했다. “미국 사회는 탈진실과의 싸움에서 일단 승리했다. 하지만 트럼프가 물러난다고 트럼피즘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아직 갈 길은 멀다. 비록 패했지만, 트럼프는 오바마보다 더 많은 표를 얻었다. 한국에서 탈진실의 정치는 정점으로 치닫는 중이다. 상황은 더 나쁘다. 미국에는 트럼프가 하나지만, 한국은 정권 전체가 머리털로 만든 손오공 분신처럼 작은 트럼프들로 채워져 있다. 강력한 대안세력이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이 광기 또한 영원하지는 않으리라. 이미 많은 이들이 탈진실의 정치에 신물을 내고 있다. 이제 우리 차례다. 우리도 거기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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