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결의 움직임과 함께하는 오롯한 힘
바람결의 움직임과 함께하는 오롯한 힘
  • 승인 2020.11.22 21:3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본-강동구작품-바람3

사본-2020723강동구인물사진
강동구 작가

나의 작업은 즐거운 놀이같이 자유로운 감각으로 누구나 함께 참여할 수 있을 만큼 친근하다. 캔버스에 정성을 들여 여러 번 밑칠한 바닥에 일정한 두께의 접착 색 테이프 윗면에 아크릴 물감으로 맛깔난 색상을 칠한 소재를 손으로 찢어서 붙여 나간다.

작업 방법은 손쉬울 듯하여 누구나 함께할 만한 끌림과 기대가 있어 관람자에게 작업으로 쉽게 다가선다. 어린 시절 교실 뒷벽에 크게 걸려 있는 칠판은 학급의 환경게시판인데 한 모퉁이에는 솜씨자랑 자리가 있었다.

솜씨자랑 자리에 자신의 그림이 걸려 있었던 기억을 초등학교에 다닌 사람 대다수는 아련하게 회상으로 다가올 것이다. 솜씨자랑 자리에 내 그림이 걸려 있으면 얼마나 뿌듯했던가! 나의 작업은 순수한 시절을 돌아보게 하는 개인적 사소함을 자연스럽게 일깨운다.

그래서인지 나에게 화면에 붙여진 것들의 모음이라는 작업과정 설명을 듣고 나면 실제로는 고착되어 있지만, 붙임쪽지(post-it)처럼 부착하고 다시 떼어내다가 다시 부착 가능한 접착성을 연상하여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이런저런 민감한 상상을 하게 된다.

그것은 작품이 너울져서 움직이는 바람을 표현해서 더욱 그렇게 느껴진다. 흔들리는 나뭇잎이거나 낙엽들이 바람의 결을 따라 이리저리 움직이는 느낌이다. 물감을 칠하여 붙인 모습은 움직이는 것들처럼 진행 방향성을 설정하고 그 진행된 바람의 방향이 모이면, 바람과 같이 함께 하거나 바람에 기대는 조형의 아름다움은, 바람이 지나기 전에 먼저 일어 표현으로 남아 있다.

내 작업은 천진하면서도 사소하기도 하고, 가볍게 보이는 모습이 오히려 깊은 의미들을 이끌어 낸다. 지금의 모습에서 흔들리거나 흔들림을 인정하는 용기를 가지고 있는가? 변화하는 세상의 불완전함에서 자신의 모습은 진실을남으려는 자세로 남아 있는가? 진정한 아름다움은 무엇인가를 물어오고 있다. 가벼운 바람처럼 일렁이면서 지나가지만, 그 의미는 절대 가볍지가 않다. 가벼운 바람 따라 누웠다가 바람 따라 일어서는 긍정적인 사유의 힘을 주체적으도 해석하여 일상의 변화를 되돌아보아 삶의 가치로 읽어내는 데 있다. 흩날리는 바람은 아름다움의 지표이다.

※ 강동구는 한남대학교 사범대 미술교육학과 졸업하고 4회의 개인전과 300여회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