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액에 또 증액한 초슈퍼 예산, 여야 야합이다
증액에 또 증액한 초슈퍼 예산, 여야 야합이다
  • 승인 2020.12.03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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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그제 국회 본회의를 열어 정부 예산안을 처리했다. 국회에서 예산안이 법정 시한 12월 2일에 맞춰 가결된 건 지난 2014년 12월 이후 6년 만이다. 여야가 예산안 법정 시한을 넘기지 않도록 합의했고 그 합의를 지킨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다. 하지만 결과물은 자랑스럽지 않다. 애초 정부안 자체가 555조8천억원보다 2조2천억원 늘어난 558조원 규모다. 정부안 보다 8.5% 늘어난 것은 어떠한 이유로도 납득하기 어렵다. 국회가 정부안보다 늘린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 예산 이후 처음이다.

여야는 국민들의 고충과 경제위기 상황 등을 감안해 순증 규모를 최소화했다고 밝혔지만 여야 간 예산 퍼주기 경쟁은 극에 달했다. 정부안 자체가 지난해보다 8.5% 늘어난 ‘초슈퍼’ 인데다 이미 90조원 가까운 빚을 내는데 좀 더 내면 어떻겠느냐는 무책임의 극치다. 여야가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선심성 예산을 퍼주는 등 포퓰리즘 행태를 보이고 있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국가채무가 걱정스럽다. 결국 순증된 2조2천억원은 국채발행으로 충당하게 됐다. 올해 정부가 4차 추경을 발표하며 제시한 연말 국가채무는 국내총생산(GDP)의 43.9% 수준인 846조9천억 원이다. 엄격한 재정준칙을 도입하지 않고는 재정건전성이 크게 악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민고통과 미래 세대의 빚 폭탄쯤은 안중에도 없는 몰염치한 처사다.

문재인정부 출범 후 일자리창출과 복지 등을 이유로 재정확대정책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국가 채무가 급상승해 왔다. 660조원에서 출발한 나랏빚은 올 연말 846조9천억원대에, 2024년애는 1천334조원대로 올라설 것이라는 게 기획재정부 추산이다. 인구 수로 계산하면 국민 1인당 2천만 원의 빚이다.

참으로 걱정스러운 것은 국민의힘마저 정부 여당을 견제하기는커녕 정부예산 나눠먹기에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점이다. 가덕도신공항과 관련해서도 당론으로 반대해야 마땅하지만 일부 의원들은 여당보다 앞서 가고 있고 3차 재난지원금도 먼저 주장하고 나서는 판국이다. 국민의힘 내부에서조차 “여당에 끌려가면서 국가채무 증가를 용인해준 꼴”(서병수 의원)이라는 지적이 제기될 정도이니 큰일이다. 이러고도 국민의힘이 수권야당을 자처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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