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젤 피시
구우라미
구피와 플래티
현란한 수족관들
힘겨워 보이는
물레방아
뽀글거리는 방울방울
지속 불가능한 공간일까
큰 놈 노는 꼴
작은놈 노는 꼴
확실히 다르다
평온 속 불평등
물때도 짙고
산소는 낮고
먹이도 모자라
무능 부패 관리인
아름다움은
한낱
착시였을 뿐
구경꾼은 구경꾼일 뿐
코로나 책들만
팔리는
썰렁한 서점
먼지 쌓인 시집 코너
쏟아져 흐르는
활자들
주체 못 할 감성
고출산 하향 평준화
노란 줄
광장 채운
보이지 않는 살기
낳지 못한 거친 시어들
뾰쪽한 눈
핏줄기 부풀어
종종 걸음질 치는 행인
입 벌리면 그들 또한 시인일 것
◇조정찬= 1955년 전남 보성군 출생. 서울법대 및 대학원졸업. 21회 행시합격. 법령정보원장역임. 저서:신헌법해설, 국민건강보험법, 북한법제개요(공저) 등.
<해설> 생긴 모양도 모습도 각양각색 수많은 언어가 숨 쉬는 수족관 같은 서점. 시인들의 시집 코너. 그저 썰렁한 바람만 분다. 어쩌다 마주한 독자는 메기처럼 한가하게 앉아 시어를 독식하고선 서점 문을 나서기 일쑤다. 그래도 코너 맨 앞줄 눈에 띄는 자리에 앉은 시인은 어쩌다 쇼핑백 안으로 자리를 옮겨가기도 한다. -정광일(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