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하다
한 곳만 응시하느라 뒤틀린 몸통에서
뚝뚝 소리가 새어 나오는데도
기름칠해주지 않는 당신
꽃가지들이 그림자로 퍼덕여도
궁금해 말고 잠자코 있으란다
계절이 여러 번 지날 때도 날 찾지 않는 당신
어지럼증에 뻐근한 뒷골
뒤틀린 가부좌는 하소연할 데가 없다
오늘도 몸 웅크리고 견디는 저 화상
복장뼈 안쪽엔 무럭무럭 자라는 사리舍利
꼼짝 않고 눌러앉아서
바람 적신 손으로
아픈 이마 짚고 있는 나를
당신은
언제까지 모른 척할 것인가
◇김건희= 미당문학 신인작품상 수상, 대구문인협회 형상시학회 회원, 시집 ‘두근두근 캥거루’
<해설> 생신(生身)도 무엇도 아닌 부처님의 원척적인 몸을 본 날 일 것이다. 아마도 시인은 매우 활동적인 성정을 가진 듯 가부좌한 법신불(法身佛)을 보고, 연민의 다독임을 독백으로 나타내었다. 응시하는 신불의 시선을 따라 함께 응시하는 시인의 다정하고도 고집스런 투정이 나타난 글을 공감하였다. -정소란(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