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개발로 서식지 뺏긴 고라니…먹이 찾아 도심 출몰
난개발로 서식지 뺏긴 고라니…먹이 찾아 도심 출몰
  • 정은빈
  • 승인 2021.05.09 2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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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포획 신고건수 매년 급증
최근 지산동·범물동 출현 잦아
신천 등 물가로 가는 이동통로
차도로 뛰어들어 로드킬 피해
2차 교통사고 유발 가능성도
멸종위기종 보존 필요성 제기
고라니
최근 대구 수성구 지산동 한 상가에서 고라니 한 마리가 돌아다니는 모습이 포착됐다.
SNS 캡처

고라니2
최근 대구 수성구 지산동 한 상가에서 고라니 한 마리가 달리는 차를 아슬아슬하게 피해 달아나는 장면이 포착됐다. SNS 캡처

대구지역 도심부에 고라니가 출몰하고 있다. 번잡한 상가로 진입해 ‘로드킬’ 당하거나 반대로 교통사고를 유발하는 일이 반복돼 체계적 관리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9일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 3년간 대구에서 포획한 고라니 수는 1천870마리다. 2018년 389마리, 2019년 632마리, 지난해 849마리로 해마다 급증했다. 대구소방안전본부가 고라니 포획 신고로 출동한 건수도 2018년 216건, 2019년 218건에서 작년 252건으로 늘었다.

고라니는 비슬산이나 팔공산과 인접한 달성군, 동구 일대에서 주로 발견된다. 3년간 구·군별 포획 개체 수는 달성군이 1천530마리(81.8%)로 압도적이고, 동구 164마리(8.7%), 북구 127마리(6.7%), 수성구 49마리(2.6%) 순으로 뒤를 잇는다.

최근에는 수성구 무학산 아래 지산동·범물동 등에서도 자주 목격되고 있다. 물을 좋아하는 초식동물 고라니는 신천과 가창댐 등 물가의 숲을 중심으로 분포하기 때문에 도심지는 이동통로 역할을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고라니는 차 앞으로 갑자기 뛰어들어 로드킬 당할 위험이 높고, 반대로 놀란 운전자가 교통사고를 겪을 수도 있어 도로의 위험 요인이 된 상황이다.

도심 내 고라니 출몰이 급증한 이유는 급격한 개발로 인해 서식 공간이 줄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고라니가 사는 산속까지 개발이 이뤄지자 먹이를 쉽게 구할 수 있는 농가 방향으로 내려오게 됐다는 것이다.

최동학 대구·경북 야생동물연합 회장은 “농작물을 좋아하니 영향이 있지만 주요한 이유는 난개발로 볼 수 있다. 산도 개발이 많이 되고 있어서 서식 환경이 불안해지니 물과 늪을 찾아 내려와 생활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우리나라에는 고라니 천적이 담비 정도뿐이어서 개체 수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구·군청과 소방 당국은 원칙적으로 유해야생동물 출몰 신고 접수 시 엽사를 동원해 포획한다. 고라니의 경우 공격성이 없어 단순히 쫓아내는 경우가 많지만 같은 자리에서 반복적으로 신고가 접수될 경우 포획할 수 있다.

고라니는 우리나라와 중국 중동부에 몰려 있어 국내에서는 유해야생동물로 지정돼 있지만 국제적으로 멸종위기종이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2008년 고라니를 보호가 시급한 동물을 뜻하는 ‘적색 목록’의 ‘취약’(VU) 단계 동물로 등재했다. 반면 환경부는 번식력이 좋고 농작물 피해를 낸다는 이유로 유해조수로 지정한 상태다.

최 회장은 “고라니 포획은 어느 순간부터 고라니 존속에 상당한 위협이 될 수 있다”면서 “세계적 멸종위기종인 만큼 국가가 나서서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고라니 분포와 피해 규모를 확인하고 개체 수를 얼마나 조절할 것인지,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 등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은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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