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가도 나선 윤석열·최재형에게 드리는 글
대선가도 나선 윤석열·최재형에게 드리는 글
  • 승인 2021.07.2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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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해남 객원논설위원·시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나란히 ‘정권교체’의 기치를 걸고 대선가도에 나섰습니다. 두 분 모두 문재인대통령이 임명한 사정기관의 투톱이 아닙니까? 그런데 “문정권의 상식과 공정이 무너졌다”는 비판과 함께 중도 사퇴하였다면 자유민주의 기본원리인 ‘법치주의’가 심한 손상을 입고 있다는 증좌입니다. 1인당 GRDP(국내총생산) 세계 9위의 국가이고,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선진국으로 인정하였는데 ‘정치후진국’의 낙인은 쉬 지워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윤 전 총장은 자신과 최 전 원장의 중도 사퇴 이유를 월성원전1호기 사건수사의 압력 때문이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여권에서 사퇴를 두고 ‘정치적 중립위반’이라고 하는 것은 적반하장(賊反荷杖)도 유분수(有分數)입니다. 이 정부는 헌법에 보장된 임기만 보장했을 뿐, 가장 중요한 권력기관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 보장을 외면했기 때문입니다. 윤 전 총장은 “상식과 공정이 무너진 나라를 제자리에 돌려놓기 위해 정치참여를 하게 되었다”고 천명했습니다. 최 전 원장 역시 “나라를 구하라”는 작고한 부친의 유지(遺旨)를 내세우지 않았습니까?

하지만 여권은 반성의 기미조차 없습니다. 혹자는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권력에 아첨하느라 ‘배신’이라는 단어를 써가며 비판에 열을 올리는 형국입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첫 국회 답변에서 사퇴한 지 얼마 안 된 권력기관 수장들이 대선에 뛰어드는 현상에 대해 “두 자리가 가져야 할 고도의 도덕성, 중립성을 생각해 본다면 정상적인 모습은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양식 있는 총리라면 ‘유감’ 정도는 표시할 것으로 생각한 국민이 많았습니다.

문대통령은 윤 전 총장에게 임명장을 주면서 “살아 있는 권력도 엄정히 수사하라”고 당부했습니다. 그런데 어찌 되었습니까? 우직한 윤 전 총장은 이 말을 곧이곧대로 믿고, 조국 전 장관 관련 비리, 울산시장선거부정 의혹사건, 월성원전 사건 등 살아 있는 권력 수사에 나섰습니다. 그러자 후임 추미애 전 장관은 검찰인사에서 검찰총장의 의견을 무시하고 이 사건 수사검사를 전원 좌천시켰습니다. 그도 모자라 현직 검찰총장의 직무배제, 징계 등 권력을 마구 휘두르지 않았습니까? 하지만 양심 있는 법관들의 정의로움으로 윤 전 총장이 간신히 직무를 유지할 수 있었지요.

후임 박범계 장관 역시 공정은커녕 곡학아세(曲學阿世)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김학의 불법출국금지 사건 피의자인 이성윤 중앙지검장을 서울고검장으로 승진시키는가 하면 청와대 관련 사건 수사팀장 전원을 교체했습니다. 세상에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 수사지휘관과 수사팀장을 전원 교체하는 법이 어디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그도 법을 지키는 데 앞장서야 할 법무부에서 법을 자의(恣意)로 해석해서 상식을 벗어난 행위를 일삼는다면 법무부(法無部)라고 혹평을 받아 마땅합니다.

최재형 감사원장이 없었다면 “월성 1호기 영구 가동중단은 언제 결정할 계획이냐”는 문 대통령의 발언을 적시한 ‘월성원전 1호기 조기 폐쇄 타당성’ 감사보고서가 세상에 나올 수 없었을 것 아닙니까? 최 전 원장 스스로 “이렇게 심한 감사 저항은 처음”이라는 국회답변을 본 국민의 마음이 어땠을까요? 더욱이 감사원으로부터 7천쪽 분량의 수사 참고자료를 받은 서울중앙지검이 청와대 수사는커녕 오히려 최 전 원장 수사에 착수했다는 보도를 보고 국민은 “해도해도 너무한다”는 탄식이 나올 정도입니다.

정권교체를 위해 대선가도에 나선 윤석열, 최재형에게 당부드리고 싶습니다. 이제 대통령선거가 8개월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4·7서울, 부산 지방선거’에서 민심을 읽은 여권이 교묘하게 부정선거를 획책할 까봐 두렵습니다. ‘제 2의 김대업사건(이회창후보의 거짓 병역비리)’과 같은 야권유력주자의 흠집내기에 골몰할 게 불 보듯 뻔합니다.

이처럼 ‘정권교체’의 길은 험난하고 가파를 수밖에 없지만, 이 장정의 성공은 단합뿐입니다. 여권만이 적이 아니고, 야권의 제도권 정당에도 독사가 웅크리고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윤석열X-파일’을 들추어낸 사람이 국힘 김무성 전 대표의 보좌관이었던 장성철 소장인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두 분이 아름다운 페어플레이를 하는 길 외에는 방도가 없습니다. 서로가 대체재이고 보완재라는 점을 명심해주었으면 합니다. 나락에 떨어지고 있는 자유민주를 지키는 일이 후손에게 물려줄 가장 큰 자산이기에 국민은 ‘정권교체’를 갈망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땅에 독재와 ‘내로남불’이 발붙일 수 없도록 국민의 마음을 잇는 끈을 함께 이어가야 합니다. 정의는 결코 불의에 함락되지 않습니다. 두 분의 건승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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