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군의 태만이 부른 청해부대 대참사
정부와 군의 태만이 부른 청해부대 대참사
  • 승인 2021.07.2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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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에 따라 아프리카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 해상 수송로를 수호하는 국군 청해부대 34진 문무대왕함에서 승조원들이 무더기로 코로나19에 집단감염됐다니 충격적이다.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 나흘 만인 19일 확진자가 247명으로 늘었고 추가로 더 나올 가능성이 있다하니 사실상 승조원 전부가 감염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더 이상 함정을 운항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와 군 당국의 무지가 빚은 대형 참사다.

이번 사태는 문무대왕함이 군의 백신 접종계획에서 제외됐다는 점에서 필연적이다. 국방부는 올 3월부터 군 장병에 대한 백신 접종이 시작됐기 때문에 2월에 파병 된 청해부대 승조원들에 대한 백신 접종은 시기 상 불가능했다고 하지만 핑계일 뿐이다. 지금까지 접종이 안 된 이유는 뭔가. 합참은 지난해 6월 해외 파병부대 코로나19 대응 매뉴얼을 만들어 하달했다고 한다. 한빛·아크부대의 경우 현지에서 백신 접종까지 마쳤는데도 유독 청해부대만 백신 사각지대라니 말이 안 된다. 그렇다면 문무대왕함은 군의 백신 접종계획에서 제외됐다는 말이 된다. 이유는 뭔가.

국방부는 석 달 전 해군상륙함인 고준봉함에서 38명이 확진된 것을 반면교사로 삼지 않은 허물이 크다. 당시 서욱 국방부 장관은 “(밀폐된 함정) 장병들에게 최우선적으로 백신 접종을 시킬 것”이라고 약속했지만 보다시피 빈말이다. 해군 장병들의 백신 접종이 화급함을 그때 깨닫고 실천했더라면 이번 사태는 없었을 것이 아닌가.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의 말도 묘하다. “백신 수송과 유통 문제 등이 어렵다고 판단돼 백신을 공급하지 못했다”고 해명하고 있다. 코로나가 전세계에 창궐하고 있는 엄혹한 시기에 백신 수송문제로 문무대왕함의 백신 접종을 포기했다는 것이다. 예비군까지 접종할 백신이 확보했으면서 수송기로 백신을 보낼 생각은 왜 못했는가. 국방부와 질병관리청의 태만이 함장과 부함장 등 승조원 82%가 집단 감염된 역사상 유례가 없는 사태를 초래한 것이다.

문무대왕함 집단 감염사태는 국내가 ‘4차 대유행’으로 초긴장상태인 가운데 가장 먼저 챙겼어야 할 해외 파병장병들의 안위를 소홀히 한데서 비롯됐다. 정부와 군당국의 무지와 태만으로 장병들을 위험에 빠뜨린다면 누가 국방의무를 다하겠는가. 책임자 문책을 통해 군 기강을 다잡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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