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입 수돗물’제한에도…권장 나선 상수도본부
‘병입 수돗물’제한에도…권장 나선 상수도본부
  • 정은빈
  • 승인 2021.09.02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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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독성물질’발표 다음 날
“각종 회의 시 적극 사용” 공문
플라스틱 저감 정책에도 역행
내부망 “홍보에만 열 올린다”
병입 수돗물 공급을 제한하던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이하 상수도본부)가 최근 사용을 권장하는 방향으로 태도를 바꿔 뒷말이 나오고 있다. 낙동강 수질 문제가 제기되자 1회용품 감축 추세를 반대로 거스르면서 수돗물 안전성을 홍보한다는 주장이다.

상수도본부는 지난달 25일 “대구시가 공급하는 병입 수돗물(달구벌 맑은 물)은 안전하고 깨끗한 수돗물”이라며 “장시간 소요되는 각종 회의 시 음용수가 필요한 경우 병입 수돗물을 적극 사용하고, 고품질 대구 수돗물 홍보에 협조해 달라”는 공문을 대구시 산하기관에 발송했다.

상수도본부가 이 공문을 보낸 날은 환경운동연합 등이 ‘낙동강·금강 독성 마이크로시스틴 현황 분석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연 다음 날이다. 이 단체는 “올해 7~8월 낙동강 14개 지점에서 미국 레저 활동 기준(20ppb)을 초과한 독성 물질 마이크로시스틴(MCs)이 검출됐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앞서 상수도본부는 지난 1월 ‘병입 수돗물 생산·공급 관리지침’을 개정하고, 공급 대상을 재해·재난·단수지역, 시·구·군 사회복지시설로 한정했다. 환경부의 공공부문 플라스틱 폐기물 감축 방침에 따라서다.

이를 두고 상수도본부가 수돗물 홍보에 치우친 나머지 환경부 방침에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장재형 대구시청 주무관(전 전국공무원노조 대구시지회장)은 지난달 27일 내부 전산망에 “환경은 뒷전이고 홍보에만 열 올리는 대구시 행정”이라며 “상수도본부는 1회용품 사용 줄이기에 역행하는 이중적인 행정을 펼치고 있다”라고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상수도본부는 공공기관 회의 시 병입수 공급이 불가피하다면 외부에서 들이기보다 자체 생산한 물을 마시자는 취지의 공문이며, 낙동강 수질 관련 기자회견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상수도본부 관계자는 “시기가 겹쳐 오해를 샀다”면서 “그동안 플라스틱 저감을 위해 병입 수돗물 공급량을 단계적으로 줄였고, 올해부터는 공급지역을 한정하다 보니 공급량이 너무 적은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다. 지난해부터 코로나19 시기인 데다 단수 등 재해도 줄어 물을 공급할 일이 적었다”라고 설명했다.

상수도본부에 따르면 달구벌 맑은 물 공급량은 지난 2017년 200만여 병에서 지난해 90만여 병으로 줄었다. 올해는 지난 7월까지 연간 공급량 목표치(80만 병)의 절반인 40만여 병을 공급했다.

장 주무관은 “환경부 정책이 바뀐 것도 아닌데 갑자기 공문을 보내고 공교롭게 시기가 겹쳤다는 것은 말이 맞지 않는다”라며 원론적 답변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정은빈기자 silverbin@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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