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용은 어디까지일까?
관용은 어디까지일까?
  • 승인 2021.10.26 21: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노광 대경소비자연맹 정책실장 경제학 박사
사회적 영향력은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 보다는 정치인이 훨씬 높은 반면, 대중들로부터 받는 관심은 정치인 보다 오히려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가 더 큰 것 같다. 공진항의 아름다운 풍경과 신민아와 김선호 두 사람이 그리는 로맨스로 인기를 얻었던 tvN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에 출연해 스타로 급부상한 남자 연예인이 전 여친과 관련된 사생활 문제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김선호 씨는 출연 중이던 ‘1박2일’ 뿐만 아니라 차기작이었던 ‘2시의 데이트’와 ‘도그 데이즈’에서도 모두 하차했으며, 소속사인 솔트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전여친에게 사과를 했다.

또한 국내 배구여자 간판스타였던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소속의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자매도 올해 2월에 인터넷 커뮤니티에 중학교 시절 후배와 동기들을 대상으로 학교 폭력을 행사했다는 폭로 글이 올라와 논란에 휩싸였다. 대한배구협회는 쌍둥이 자매에게 국가대표 배구선수 무기한 박탈과 은퇴 후 배구 지도자 명단에 오를 수 없는 영구제명 징계를 내렸다. 국내 배구계로부터 퇴출당한 쌍둥이 자매는 터키 에이전시와 손잡고 그리스 리그 PAOK 테살로니키 구단과 입단을 합의했으며, 지난 24일 그리스 예보스모스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아이아스 예보스모와 원정 경기에 데뷔전을 치렀다.

반면 이재명 경기지사는 가족간 갈등, 여배우와의 스캔들, 재판거래 그리고 최근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대장동 개발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 10일 발표된 더불어민주당 서울지역 경선과 선거인단 선거에서 대장동 개발 의혹 여파로 선거인단 투표에서는 28.30%를 얻어 이낙연 후보(62.37%) 보다 34.07% 퍼센트 낮았지만 최종 누적 득표율 50.29%를 기록하여 결선 투표 없이 여당의 차기 대선 후보로 선출되었다.

마찬가지로 유력한 야당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서도 많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3월에 사표를 내고 정치권으로 뛰어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정치 신인으로서 종종 서툰 정치적 수사로 인해 구설수에 올랐다. 그러나 대중들이 관심을 갖는 것은 지난 7월을 뜨겁게 달궜던 쥴리 벽화로 희화된 그의 부인과 불법 요양병원 개설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장모와 관련된 의혹들이다.

정치인과 연예인 그리고 스포츠 스타 중 누가 더 도덕적이어야 할까? 더불어민주당 차기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이재명 경기지사는 어려운 가정 형편상 소년공으로 일하면서 중·고 모두 검정고시를 거쳐 대학에 입학했다. 그는 대학졸업 후 사법고시에 합격하여 변호사가 되었으며, 성남시장을 거쳐 경기지사를 역임하고 있는 입지전적인 인물이라는 점이 부각되면서 그의 지지자들은 열광하고 있다. 반면 야당인 국민의힘 경선 결과가 어떻게 될지 오리무중이지만, 야당 지지자들은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를 하면서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박탈)’이라고 주장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뚝심과 기개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들에게 열광하는 이유가 뭘까. 대중들은 영화와 드라마 그리고 공연을 관람하면서 감동한다. 그리고 운동 경기장에서는 스포츠 스타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 경기하는 모습에 열광한다.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중계하는 아나운서는 종종 흥분한 목소리로 ‘각본 없는 한편의 드라마’라고 외친다. 이처럼 드라마와 공연 그리고 경기에 대해 대중들이 감동하는 것이지 그들의 훈훈한 개인 생활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젊은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들에게 공인이라는 딱지를 붙여 도덕적으로 행동하게 하는 것은 오히려 그들에게 이중적인 생활을 강요할 수도 있기 때문에 한번씩 노출되는 개인 생활이 인권침해가 아니라면 관용을 보여야 한다.

볼테르는 그의 저서「관용론」을 통해 인간정신의 자유에 대해 옹호했다. 그는 인간의 행복을 위해 평화와 화합의 정신과 불화와 증오의 정신 가운데서 과연 어느 것이 더 바람직한가를 묻는다. 그는 사람들이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박해하는 것은 참으로 부조리 하고 잔인하다고 했다. 특히 인간의 자유를 억압하고 행복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외눈박이 눈을 가진 종교적 맹신과 광신을 비판했다.

정치인과 연예인 그리고 스포츠 스타들을 보는 대중들의 시선도 편협한 것 같다. 높이 올라가는 나무에 생채기가 많듯이 유명 정치인들은 상처가 많은 편이며, 유명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가 입는 상처는 크게 보인다. 그러나 이들을 보는 대중들은 시선은 지지 여부에 따라 극명하게 차이를 보인다. 공직자인 정치인에 대한 평가는 엄격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편견을 갖는 반면 개인의 생활이 보호되어야 할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들에 대해 도덕적인 평가 기준이 더 엄격한 이유는 분명 모순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1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