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향 초가지붕 빨갛게 타는 고추
빨랫줄 바지랑대 조는 듯 고추잠자리
날렵한 참새 한 마리 못 본 듯이 지나간다
고향집 질그릇 독에 고추장이 익어가고
장독대 감나무에 노을처럼 타는 홍시
살 오른 까치 한 마리 제 밥이라 짖어댄다
정남향 사랑방에 삼재부적 붉은 글씨
화롯불 담뱃대에 사립문이 열리고
새벽닭 우렁찬 소리 세상을 깨운다
◇송락준= 1940년 경북 안동 출생. 2006년 <문예한국> 시 등단
<해설> 고향이다. 고향의 모습이다. 정겹다 못해 달려가서 안기고 싶은 고향 풍경이다. -정광일(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