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 의료재앙이 될 ‘간호 단독법안’을 들여다 보며
[의료칼럼] 의료재앙이 될 ‘간호 단독법안’을 들여다 보며
  • 승인 2022.03.27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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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대호 대구시의사회 재무이사·황금빛학문외과원장
얼마 전 지인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다. “대구시에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자가 거의 없어서, 코로나19 소아 확진자의 치료를 돕고자 만든 ‘소아특화 거점전담병원’도 3곳만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코로나19 소아 환자들이 치료받을 곳을 찾지 못해서 우왕좌왕하고 있다. 모든 일은 원인이 있고 결과가 있는 법, 젊은 의사들이 저수가 박리다매식 진료로 경영하던 소아과 의원이 코로나19로 인한 환자의 감소와 저출산 분위기가 맞물려 경영이 어려워진 현실을 보고 지원을 회피한 것이다. 이것이 대한민국의 의료 현실이다.

그럼 미래의 의료 환경은 어떨까? 장기적으로는 수술실 CCTV 설치로 인한 외과계 전공의 지원 기피가 외과 의사의 감소로 이어져서 외국으로 수술을 받으러 가야 할 날이 올지도 모른다. 만약 응급 수술을 받는 상황이 된다면 더욱 암울한 현실을 맞아야 할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의료 환경을 핵폭탄 수준으로 악화시킬 수 있는 ‘간호 단독법안’이 지금 국회에 계류 중이다. 만일 법안이 원안대로 통과한다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미래의 어느 날을 그려본다.

민주노총 산하 보건노조에서 전국적으로 파업을 벌인지 사흘째인 2022년 어느 겨울날, 김씨는 교통사고로 인한 부상으로 병원 응급실을 방문했다. 평소 응급실에서 제일 먼저 환자를 응대하는 간호사는 보이지 않고 의사가 홀로 와서 김씨의 상처를 살핀 후, “수액 처치는 파업으로 간호사가 부족하여 시간이 걸린다”라고 미리 양해를 구했다. 담당 주치의가 말하기를, “간호 단독법안’이 생기기 전에는 간호사가 환자 간호와 의사의 지도하에 시행하는 진료의 보조업무를 하였는데, ‘법안’ 통과 후 기존의 ‘의료행위’를 의사가 시행하는 ‘의사행위’와 간호사가 행하는 ‘간호행위’로 나뉘게 되었어요. 따라서 수액 주사는 간호행위로 분류되어 아무리 응급상황이 발생해도 간호사가 아닌 의료인이 수액 주사를 놓으면 처벌을 받게 됩니다. 법안 통과 전에는 의사와 간호사가 ‘원팀’이 되어 효율적으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였는데, 법안 통과 후에는 ‘원팀’ 깨지고 ‘따로국밥’처럼 서로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모든 의료행위를 의사가 다 하면 더 좋겠지만 그러면 의료비가 폭증하기에 간호사에게 진료의 보조 임무를 위임하였는데, 법안 통과 후에는 비용 상승과 복잡한 절차로 수준 높은 의료 혜택을 저렴하게 받는 것은 옛날 일이 되어 버렸다”는 것이다.

그리고 주치의는 “많은 간호사들이 보건노조의 노조원이므로 지금처럼 민주노총 위원장의 파업 지침을 따르면 국민들의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고 걱정을 하였다.

또한 의사는 법안에 “직역 이기주의적 내용이 많이 담겨 있다”라고 하였다. “OECD 국가들 중 독자적인 간호법이 있는 경우에는 주로 국민건강 증진과 보호에 초점을 둔 사항을 규정하고 있어요. 면허관리기구의 설치 및 구성, 간호사의 교육·자격·면허·등록, 간호사에 대한 환자 불만 접수, 조사 및 징계 등이 주요 내용이지요. 그런데 우리나라 간호 단독법안에는 면허관리에 관한 내용은 없고, 간호사의 독자적 업무 범위 확대, 처우개선, 취업 지원 등만 있어서 간호사만 위한 법안이지요”라고 약간의 불만 어린 목소리로 설명했다.

법안 통과로 “간호사만으로 된 독립 의료기관 개설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하였다. 그 예로 간호협회에서 발표한 정책제안서에서 간호사 중심의 ‘통합 간호간병돌봄센터’를 도입하고 의사와 간호사간의 ‘협진’을 주장하였다는 것이다. “협진이란 ‘자기 전문 영역 밖의 문제가 환자에게 발생 되었거나 의심이 갈 때 보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위해서 의사가 전문의사에게 진료를 의뢰하는 것’인데 의사와 간호사간 협진을 한다? ‘간호 단독법안’이 간호의료기관 단독 개설과는 무관하다는 간호협회의 주장을 믿을 수 있을까요? 의사가 운영하는 의료기관과 간호사가 운영하는 의료기관 중 과연 어느 쪽이 국민건강에 더 바람직할까요?”라며 내게 질문을 던진 후, 말을 이어 나갔다.

“물론 간호사의 근무환경은 열악하죠. 근무환경 개선은 간호법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간호사 관련 수가를 현실화하면 됩니다. 입원료 중 간호관리료의 원가 보전율이 38.4%로 가장 낮은 실정이죠. 원가 보전율을 맞추는 수준으로 입원료를 인상하고 그 인상율을 간호관리료에 편입하면 처우개선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김씨는 이야길 들으니 국민의 건강을 악화시키는 법안을 주도적으로 통과시킨 당과 국회의원의 명단이 궁금해졌다. 낙선 운동을 하기로 마음에 담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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