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공백 사태 보훈병원 ‘쇄신 칼’
전문의 공백 사태 보훈병원 ‘쇄신 칼’
  • 조재천
  • 승인 2022.07.18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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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훈공단, 구조 조정·제도 개편
적은 임금에 전문의 이탈 계속
노조 “주먹구구식 행정이 원인”
연내 혁신 권고안 마련할 계획
국가보훈처 산하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보훈공단)과 보훈병원이 개혁 수술대에 오른다. 보훈병원은 최근 전문의 사직이 잇따라 진료 공백이 발생하고 있고, 민간 병원보다 의료 질이 떨어진다는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보훈병원을 운영하는 보훈공단 역시 임원 간 파벌 갈등, 고비용·저효율 사업 구조 등으로 쇄신이 필요하다는 게 보훈처 판단이다.

보훈공단은 대구보훈병원을 비롯해 전국 6개 보훈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보훈처에 따르면 보훈병원은 의료진 이탈로 일부 진료 과목에 전문의가 없는 데다 초음파 검사를 받기까지 1년 이상 대기해야 하는 등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특히 중앙보훈병원과 광주보훈병원에서는 올해 상반기 30명 이상 의사들이 가운을 벗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보훈병원도 일부 진료 과목에 전문의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병원 관계자는 “호흡기내과는 현재 전문의가 없다. 2020년 12월 이후 1년 8개월째 공석인 상황”이라며 “전문의 채용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힘든 부분이 있다. 물론 의사 개개인마다 추구하는 바가 다르겠지만, 임금만 놓고 보면 개인 병·의원과 비교해 적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대구보훈병원에서 호흡기내과 진료는 순환기내과, 소화기내과 등 다른 내과 전문의가 맡고 있다. 중증이거나 전문 진료가 필요한 호흡기내과 환자가 발생하면 다른 병원에 위탁하거나 대학병원으로 전원 조치하고 있다고 병원 관계자는 설명했다.

앞서 보훈병원 의사 노조는 열악한 근무 환경으로 인해 전문의들이 사직하고 있다며 보훈공단이 보훈병원을 운영한 2001년부터 비효율적인 시스템이 가동되기 시작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전국 보훈병원의 문제는 보훈공단의 전문성 없는 주먹구구식 행정이 원인”이라며 “결원된 의료진을 보충하려고 해도 입사하려는 의사가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이에 보훈처는 대대적인 보훈 의료 서비스 혁신과 보훈공단 쇄신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새 정부 공공 기관 혁신’에 맞춰 보훈공단에 대한 구조 조정, 성과 중심 인사 제도 개편 등 체질 개선을 단행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를 위해 보훈의료혁신위원회를 설치하고, 이달 중 첫 회의를 열어 연내 보훈 의료 혁신 권고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보훈병원에 대해선 예약·진료·입퇴원 등 진료 시스템을 점검하고, 보수 체계 개편을 추진한다. 보훈공단과 보훈병원 간 협업 체계를 구축하는 방안도 마련할 예정이다.

조재천기자 cjc@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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