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청년과 문화예술의 미래
[기고] 청년과 문화예술의 미래
  • 승인 2022.08.24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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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용운 대구문화재단 문화정책실장

작년 가을 광주문화재단과 협력을 위해 동료 팀장 한명과 광주로 동반 출장을 가게 되었다. 광주까지 차로 3시간 정도 이동하면서 우리는 문화예술을 생각하는 관점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팀장은 문화예술은 순수예술로서, 시장의 관점에서 접근하면 기초예술 기반이 무너진다는 의견이었다. 즉, 순수·기초예술보다 산업예술에 대한 성과를 먼저 강조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순수·기초예술을 지원할 수 있는 기반인프라 및 재원 확충이 중요하다는 의견이었다. 그에 반해 산업·시장적 관점을 지닌 나는 문화예술 분야도 소비자들이 찾고, 참여하고,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활성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다.

요즘 메타버스·블록체인과 같은 예술창작 환경과 정부의 디지털 뉴딜 정책 추진에 따라 문화예술 분야도 새로운 디지털 콘텐츠의 시장으로 진입하고 있는 시점이라고 본다. 따라서 지역 문화예술생태계 회복을 위한 분야간 협력과 융합을 지원하는 현장형 프로젝트 지원을 통해 청년 예술가들의 참여와 청년들의 지역 활동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처럼 문화예술 분야가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고 발전하려면 젊은 청년들이 많이 유입되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청년들이 머물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대구시의 예체능계열 재적 학생 수는 총 1만여 명으로 전체 전공 계열 대비 10.1%로 높고, 서울, 부산 다음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최근 5년 동안 대구를 떠난 인구 7만5946명 중 20대 청년이 3만302명으로 전체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어 지역의 청년 유출이 심각한 현실이다. 그 원인으로는 지역일자리 환경에 대한 청년층의 만족도가 낮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우리는 고민해야 한다. 다른 지역보다도 예체능 청년들을 양성하기에 유리한 환경을 지니고서도 이들이 머물 수 있는 환경이 열악한 실정에 대해서 말이다.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K-콘텐츠의 핵심 원동력은 문화예술이고, 그 경쟁력은 바로 우리 문화예술에서 출발했다는 것에 누구나 인정하고 공감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국제적 경쟁력의 지속을 위해서 능력 있는 청년들이 문화예술 분야로 유입되어야 한다는 것에도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지금까지는 청년 유출 방지에 방점을 둔 지원 정책이 중심이었다면, 향후에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청년들이 언제든지 돌아올 수 있는 정책, 즉, 공급자적 정책에서 수요자적 정책으로, 단기적 관점에서 장기적 관점을 가지고 문화예술 분야의 지속적인 청년 일자리 정책을 만들 필요성이 있다.

열정 있는 청년들이 유입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통해 실력 있는 청년 문화예술인들을 육성하고, 내보내는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면 지금까지의 청년 유출에 대한 문제를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하는 출발점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유럽의 톨레랑스(tolerantia) 문화처럼 지역을 떠났던 청년예술인들의 지역 유입에 대한 관용적인 문화, 청년예술인들이 지역문화예술 발전에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불어 넣을 수 있는 협의체 운영, DIMF의 “뮤지컬 아카데미”와 같은 문예인 전문가 양성프로그램 운영 등을 통해 청년들이 돌아올 수 있는 환경 조성을 한다면 대구도 “청년들이 일하는 도시”, “청년들과 시민들이 소통하는 도시”란 수식어를 얻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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