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달째 확성기 투쟁가…언제쯤 끝나나
석달째 확성기 투쟁가…언제쯤 끝나나
  • 조재천
  • 승인 2022.10.25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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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구 2곳서 건설노조 집회
“대구 업체 배제 않고 써 달라”
시공사 “정당하게 입찰한 것”
주민·상인 소음 민원 잇따라
구청 “관여 못해…타협 기대”
“봉덕동 전역으로 아침마다 고성의 노래가 울려 퍼집니다” “아파트 공사장 앞에서 농성이 몇 개월간 지속되고 있는데 너무 불편합니다.”

대구 남구 대명동의 한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 앞에서는 지난 7월 중순부터 거의 날마다 집회가 열리고 있다. 매일 오전 8시 확성기가 달린 승합차 주위로 10명 안팎의 집회 참가자가 모이고, 확성기에선 투쟁가가 울려 퍼진다. 전국연합건설노동조합(건설노조)이 근로 개선 및 안전 시공 결의를 목적으로 신고한 집회다.

집회에 참가한 한 건설노조 관계자는 “현재 외지 시공사가 아파트 건설 공사를 담당하고 있다. 이 건설사는 10년 동안 외주 업체만 고집하고 있고, 대구 업체는 일절 쓰지 않고 있다”며 “이는 대구 지역 여러 노조가 공통적으로 가진 불만이고, 지역 업체를 배제하지 않고 건설 현장에서 써 달라는 게 우리가 집회를 연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건설노조는 해당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 및 남구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당초 모델 하우스까지 총 3곳에서 집회를 개최했지만 모델 하우스가 문을 닫으면서 집회 장소를 2곳으로 줄였다. 건설노조는 지난 7월 16일부터 석 달 넘게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아직까지 아파트 건설 공사를 담당하는 시공사와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대구시 지역건설산업 활성화 조례에 따르면 시장은 지역 건설 산업에 참여하는 사업자를 대상으로 지역 전문 건설 업체의 하도급 비율이 70% 이상이 될 수 있도록 권장할 수 있다. 다만 강제가 아닌 권고 사항에 그치고, 시공사가 대구시의 권고를 따르지 않더라도 사업상 직접적인 피해를 받지 않는다.

시공사 측 현장 관리자는 “지역 업체에 하도급을 주라는 노조 측 주장은 충분히 들었다. 우리도 대구 지역의 유능한 업체는 정당하게 입찰시키고, 조건이 맞는다면 선정한다”며 “당시 조건이 맞지 않아 이런 갈등으로 이어진 것 같다. 앞으로 입찰 금액 차이가 나더라도 대구 지역 업체를 쓰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고 본사에 건의했다”고 말했다.

건설노조 집회가 넉 달째 이어지면서 집회 현장 인근 주민과 상인들이 겪는 소음 피해도 상당하다. 관련 민원이 잇따르자 남구청도 양측 간 타협이 하루빨리 이뤄지길 바라고 있다.

박진우 남구청 건축과장은 “구청 입장에선 양측 갈등에 깊이 관여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구청은 노조와 시공사가 서로 양보하고 타협하길 원하고 있다”며 “이번 주 정도에 양측이 만나는 걸로 알고 있는데 타협점을 찾는다면 장기간 지속된 집회도 끝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재천기자 cjc@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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