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태원 참사…‘위험한 대한민국’ 총체적 점검을
[사설] 이태원 참사…‘위험한 대한민국’ 총체적 점검을
  • 승인 2022.10.31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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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마스크 없는 핼러윈’을 즐기려던 젊은이들이 서울 이태원에서 153명이 숨지고 103명이 다치는 대참사에 휘말렸다. 2014년 304명의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 사태 이후 최대의 참사다. 부상자 가운데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가 추가로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하니 가슴이 아프다.

이번 사고는 국내에서 발생한 압사 사고 가운데 역대 최다 인명피해를 낸 사고이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억눌렸던 에너지를 분출하려는 젊은이들이 일시에 쏟아져 나온 데다, 좁고 경사진 골목에 지나치게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발생했다. 이달 초 인도네시아의 한 지방 축구장에서 관중 난입으로 174명이 압사한 것이나, 1960년 1월 26일 서울역 승강장에서 설 귀성객 36명이 압사한 것과 같은 어처구니없는 참사가 서울 번화가에서 재연, 선진국 한국에 먹칠했다.

가장 큰 원인은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안전불감증이다. 대규모 인파의 운집에 따른 위험은 진작부터 예견된 것이다. 코로나 보상심리까지 겹쳐 사고 전날부터 10만여 명이 몰려 들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았다 한다. 서울시와 용산구가 현장 통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했다면 막을 수 있는 사고다. 용산구는 코로나19 방역 소독 대책을 세웠을 뿐 대규모 인파가 몰릴 것에 대한 대비를 하지 않았다고 하니 대비를 소홀히 한 대가치고는 너무나 참혹하다. 어른들의 잘못으로 젊은이들을 희생시킨 데 대해 통렬한 반성과 재발방지를 위한 정부와 사회 각계층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

정치권은 국민적 참사를 정쟁에 끌어들이지 말고 사고 수습 및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적극 협조해야 마땅하다. 그럼에도 이태원 사고를 정략적으로 악용하려는 불순한 시도는 가히 인면수심이다. 민주당 남영희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고 원인을 청와대 이전으로 돌리는 글을 올렸다가 논란이 일자 삭제했다. 국민들이 엄청난 충격과 슬픔에 빠져 있는데 이를 정권 퇴진운동의 불쏘시개로 악용하려는 무책임한 행태에 분노를 금치 못한다. 이제 정부는 사고 원인 분석 결과를 토대로 ‘안전한 대한민국’ 만들기에 모든 역량을 기울여야 한다. 더욱 최후의 한 사람까지 구조와 수습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국가로서 당연히 그래야 한다.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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