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야기] 선우은숙 재혼의 울림
[결혼이야기] 선우은숙 재혼의 울림
  • 승인 2022.11.24 19:5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현숙 리스토리 결혼정보 회사 대표·교육학 박사
60대의 중견 여배우 선우은숙이 4살 연하의 남성과 재혼 발표를 해서 중년의 돌싱들에게 울림을 주고 있다. 인생 후반기에 노후를 외롭게 보내는 솔로들에게 부러움의 대상이 되었다. 재혼은 젊은이들의 새 출발로 인식되었던 고정관념을 60대 중반을 바라보는 그녀가 깨어버렸다. 항간의 중년의 많은 여성 팬들이 놀랍게도 그녀의 새로운 출발을 응원한다는 사실이다. 혹자는 그 나이에 외로우면 남자친구 정도로 족하지 결혼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고 얘기하는 부류도 있다. 자식들과의 복잡한 관계 등으로 주변 상황을 눈치 보는 유형이다. 선우은숙은 인생 후반을 오로지 자신만의 행복한 삶에 더 비중을 두었다.

100세 시대에 노후를 혼자 외롭게 보내는 황혼의 돌싱들에게는 용기와 희망의 메시지다. 이혼이나 사별을 한 사람들의 대부분은 외로움과 고독의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심지어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리는 사람들도 있다. 황혼 재혼은 경제적인 문제보다 심리적인 문제가 더 크다. 100세 시대에 인간의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외로움을 나눌 인생을 함께 할 동반자가 필요한 것이다. 2022년 고령자 통계조사에 의하면 65세 이상의 남녀들의 황혼이혼과 재혼이 증가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여성들의 재혼 증가가 두드러진다. 가부장적인 삶과 유교적인 관습에 의해 참고 살던 여성들이 자녀들이 성장하여 독립한 후 자신의 인생을 선택하는 경우다. 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 백년해로한다는 말이 옛말이 되었다.

황혼이혼 황혼 재혼이 새로운 재혼 문화로 등장이 되면서 황혼 재혼에 대한 인식에 변화가 온 것이다. 이미 서구사회에서는 황혼 재혼 프로그램을 도입하여 노인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노인의 외로움과 고독은 효성스러운 자녀와 경제적인 욕구로 채울 수 없다. 그들도 당당하게 사랑할 권리와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 같은 취미와 정서를 공유할 수 있는 좋은 동반자를 만나는 것은 삶의 질을 추구하고 외로움에서 벗어난다. 이는 신체적 정신적 면역 향상에도 도움이 되며 노년의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다산 정약용의 <목민심서>에 보면 다산은 “모든 고을에 중매를 맡은 사람이 있어서 홀아비와 과부를 골라 화합시키니 이를 ‘합독’이라 한다“라는 <관자>의 말을 인용, 혼자된 남녀가 함께 지내면서 서로 의지할 수 있게 하자고 주장했다. 마음은 있으나 남의 시선이나 부끄러움 때문에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홀아비와 과부들을 관이 나서서 맺어 주자는 것이다. 국가가 정책적으로 이를 실행한 것이다. 황혼 재혼은 서로 다른 환경과 문화에 익숙한 남녀의 결합이라서 서로에 대한 더 많은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 자녀와의 갈등, 새로운 가족관계의 형성에 의한 적응, 실패의 원인에 대한 상처나 기억들이 부정적 감정으로 남아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며칠 전에 회원 등록한 60대 중반의 사별한 남성의 얘기가 떠오른다. 그는 늦게 결혼해서 아이도 없고 부모님도 돌아가셨다. 아내와 동반자 겸 친구처럼 서로를 의지하면서 살아가는데 갑자기 암으로 아내가 먼저 떠나버렸다. 아침에 일어나 눈을 뜨면 빈자리가 허전했고 대화할 사람도 없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저녁에 집에 들어갔을 때 아무도 반겨 줄 이 없고 텅 빈 적막감을 견디지 못해 우울증 약을 복용하고 있다 했다. 젊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스포츠카 수입차를 구매해서 기분을 전환시키려고 주말마다 혼행을 하지만, 공허함은 더 크다고 했다. 경제적 능력이나 직업 등 모든 것이 부족한 것이 없는 그였지만, 뻥 뚫린 마음 한구석의 허전함을 이겨내지 못했다.

같이 여행하고 밥 먹고 취미 생활하는 일상의 행복이 누군가에게는 가장 소중한 그 무엇이 될 수도 있는 것이었다. 5~60대 이상의 황혼 재혼의 증가는 100세 시대에 노후생활을 즐기려는 사회 분위기와 시대적 흐름이다. 황혼 재혼은 더 이상 100세 시대에 깜짝 뉴스가 아니다. 시간과 계절이 얼마 남지 않은 그들에겐 사랑할 시간도 길지 않다. 시대의 변화와 재혼의 새로운 인식은 나이와 상관없이 자신의 인생에 대한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소중한 선택 이다. “내 나이가 어때서 딱 사랑하기 좋은 나이인데 ”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유행가 가사처럼 사랑과 낭만을 꿈꾸는 황혼의 재혼들에게 파이팅을 보낸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