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의 인문학] 웃음은 신의 선물이다
[치유의 인문학] 웃음은 신의 선물이다
  • 승인 2022.12.29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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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삼 대구한의대 교수
몇 년 전에 대한민국을 웃음세상으로 만든 사람이 한 분 있었다. 황수관 박사다. 웃음치료의 전도사이자, 대한민국 전체를 웃게 만든 장본인이셨다. 코미디언 분들도 그분의 강연을 모티브로 스탠딩 개그를 만들 정도였고 웃음이 처음으로 건강과 웰빙의 반열로 올라온 최초의 시기였으니 지금 생각해도 정말 대단했다. 그래서 오늘은 웃으면 복이 온다는 웃음의 진실을 선물로 드리겠다.

예전에 필자가 아주 흥미로운 실험을 한 적 있다. 두 사람의 눈 모양만 오려서 서로 비교해 볼 수 있도록 배치했다. 그리고 눈만 보고 ‘사랑’과 ‘행복’의 이미지가 느껴지는 사람의 눈은 어떤 그림이고 ‘미움’과 ‘증오’의 이미지가 느껴지는 사람의 눈은 어떤 그림인가 고르는 실험이었다. 물론 실험 참가자의 대상은 초등학생으로 정했다. 이유는 기성세대의 유명인을 미리 알면 안 되기도 했고, 가장 순수한 어린 학생들의 신뢰도와 타당도가 더 믿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실험의 기대효과는 ‘많이 웃고 선한 영향력을 가진 사람들의 외향이 분명 밖(눈)으로 드러날 것이다’였다. 얼굴에 각인된 표식, 신이 인간에게 준 최고의 선물인 ‘스마일 마크’는 신의 신념대로 살아가고 있다는 증표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과연 초등학생들이 눈만 보고 사람의 내면까지 읽어낼 수 있을까? 있다면 몇 %의 학생이 정확하게 맞힐까? 필자가 실험으로 한 대상자는 이름만 들어도 아는 국민배우 안OO씨이며 또 한 대상자는 우리나라 거대 폭력조직의 대부였던 김OO씨였다. 이 실험은 사람들의 긍정적인 생각과 신념이 만든 ‘웃음’이 외형으로 드러나는가에 대한 최초의 실험이었다.

미션의 메시지는 선명했다. “눈 그림만 있는 두 사진을 보고 사랑과 행복의 눈빛이 느껴지는 눈과 미움과 증오가 느껴지는 눈을 각각 고르시면 됩니다.” 실험은 비교적 간단했다. 인원은 20명 씩 6개 조로 총 120명을 대상으로 했고 결정시간은 30초 이내로 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각 조 20명중 조별 평균 18명이 사랑의 눈빛을 가진 사람으로 배우 안OO씨를 정확히 찾아냈다. 많이 웃고 선한 영향력을 가진 사람의 내면이 ‘웃음’이라고 하는 외형으로 완벽하게 밖으로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사실 결과를 보고 필자도 놀랐다. 어린이들에게 배우 안OO씨와 조폭 대부 김OO은 초등학생들에게는 존재감이 크게 없었기 때문에 그 결과에 대해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빛만 보고 따뜻한 정서와 차가운 정서를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은 결국 삶의 시간들이 몸에 각인된다는 의미였다.

세상을 베풀며 웃으며 살아온 인생의 그림자가 나무의 무늬처럼, 나이테처럼 각인된다는 의미가 나를 놀라게 했다. ‘나이 60이 넘으면 자신이 살아온 신념이 눈빛과 몸으로 보여진다’ 라고 했던 어른들의 말씀이 거짓이 아니었다. 왜 우리가 분노를 거두고 웃음을 가져야 하는지 우리 몸이 그대로 알려주었던 소중한 실험이었다.

짐 캐리가 주연으로 나왔던 영화 <예스맨>은 웃음의 코드가 인생까지 바꾼다는 무척 재미있었던 영화로 모두의 뇌리에 강렬히 남아있는 영화다. ‘NO!’와 ‘싫어!’를 습관처럼 달고 살았던 대출회사 상담 직원인 칼이 우연히 ‘인생역전 자립프로그램’에 가입하면서 ‘NO’대신 ‘YES’로 살면서 인생이 180도 바뀐다는 영화다. 부정적인 생각으로 살아보니 자신의 인생이 꼬일 때로 꼬여 우연히 ‘YES’ 인생으로 바꿔 살아가기로 결심하면서 인생이 역전된다는 재미있는 스토리가 감동적이다. 영화를 보면서 자신의 삶이 만족스럽지 않았다면 멋지게 한번 바꿔서 살아가는 것도 또 다른 인생도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에 무슨 정답이 있겠냐마는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미움과 증오는 분노를 낳고 사랑과 행복은 웃음을 낳는다는 사실이다. 필자가 자주 가는 가게가 있다. 갈 때마다 사장님은 항상 웃어주시고 친절하게 대해주신다. 어쩌면 사장님의 친절이 너무 좋아 일부러도 간다. 친절 안에 위로가 보석처럼 숨어 있기 때문이다. ‘인생은 정말 큰 놀이터인데, 어른들이 되어가면서 그것을 점점 잊어버리고 살아가는 것 같아’라고 칼의 여자 친구 앨리슨이 했던 대사가 가장 강렬했던 영화의 명대사로 기억된다.

어린 시절 떨어지는 낙엽만 봐도 깔깔거리고 웃었던 기억이 언제인지 모르겠다. 요즘은 웃음이 살아진 시대에 살고 있다는 착각마저 든다. 웃음은 누가 나에게 만들어 가져다주는 ‘기성품’이 아니라 내가 스스로 만들어 선물하는 ‘수제품’이면서 신이 인간에게 선물한 가장 강력한 셀프치료제이다. 우리 스스로가 제조를 포기하는 순간 우리는 웃음을 잃어버린 비 생물학적 좀비인간으로만 살게 된다.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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