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민주당은 공당인가 ‘이재명 방탄당’인가
[사설] 민주당은 공당인가 ‘이재명 방탄당’인가
  • 승인 2023.02.19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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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규탄하는 더불어민주당 집회가 국회 본관 앞에서 대대적으로 열렸다. 당 지도부가 이 대표를 방탄하기 위해 총동원령을 내린 가운데 현직 의원은 물론이고 전국 지역위원장과 당직자, 당원 등 3천여명이 집결했다. 이 대표 한 사람의 과거 비리에 대해 원내 제1 당인 민주당 전체가 나서서 방탄투쟁을 벌이고 있다. 경제고 민생이고 모두가 이재명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

이날 이재명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을 정면으로 겨냥해 몰락하는 과거 독재 정권의 슬픈 전철을 밟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 대표는 국민을 배반하고 나라를 망치는 권력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5년 정권이 뭐 그리 대수냐”고 했다. 이날 집회에서는 ‘야당 의원 총사퇴’ 주장에 이어 ‘촛불의 강물’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한다. 민주당의 과잉 반발이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을 국회에서 부결시키기 위한 대국민 여론전으로 읽힌다.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서에서 드러난 이 대표의 배임 액수가 4천895억이며 제3자 뇌물 액수는 133억원이다. 단군 이래 최대의 범죄 액수 같다. 죄질과 범행 금액 측면에서 중형 선고가 예상되는 데다 사안이 매우 중대해 신병 확보가 불가피하다는 게 검찰 설명이다. 이 대표가 증거인멸 우려도 있는 것으로 명시됐다. 이례적으로 이원석 검찰총장까지 나서 ‘천문학적 개발이익을 나눠 갖게 한 지역 토착 비리’로 규정지었다.

그런데도 이 대표는 부정한 돈 하나 받지 않았다고 항변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이 보기에는 이 대표가 떳떳하다면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고 영장실질심사를 받지 못할 이유가 없다. 과거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은 그랬다. 이 대표와 민주당이 체포동의안을 거부하겠다는 것은 이 대표의 죄가 엄중하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꼴밖에는 되지 않는다. 이 대표가 검찰에 출석해 성실히 조사받았다고 말했지만 그것도 사실과는 다르다.

이 대표는 기소돼도 내년 총선 공천권을 자신이 행사하겠다는 뜻을 비치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민주당의 비이재명계 의원들이나 당협위원장들 거의 전원이 국회 앞 규탄집회에 참석했다. 단지 공천 하나를 위해 이 대표를 방탄하려는 민주당은 이미 공당으로서의 의무를 상실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민주당은 이성을 되찾아 이 대표를 손절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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