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적으로” “코로나 우려” 등
각양각색 이유로 여전히 착용
일부 시민은 “일상 회복” 반겨
“2년 5개월 동안 쓰다보니 습관이 돼 이제 불편함도 못 느껴요. 아직은 마스크 계속 쓸래요”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20일 오전 대부분의 대구 시민은 여전히 마스크를 쓴 채로 대중교통에 올랐다. 일부는 턱에 마스크를 걸치기도 했지만 상당수의 시민들이 버스정류장에서도 마스크를 코까지 가리고 있다. 2년 5개월여 만에 버스나 지하철에서 마스크를 벗을 수 있게 됐지만 시민들은 “아직”이라는 입장이다. 오랜 기간 착용으로 습관이 된 데다 벗기가 어색한 탓이다.
대구 수성구에 거주하는 이숙희(69) 씨는 “날씨가 더워지면 자동적으로 벗게 될 것 같긴 한데 우리처럼 나이가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쓸 것 같다. 코로나가 완전히 끝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스스로를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모(40) 씨도 “대중교통에서는 계속 쓰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아직까지도 수백 명의 사람들이 코로나에 걸리고 있기 때문에 아직은 위험하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일부 시민들은 주변 눈치에 못 이겨 마스크를 착용하기도 했다.
마스크를 턱에 걸치고 하차하던 변성수(21) 씨는 “안 껴도 되는 걸 아는데 아직 주변 코로나 우려도 크고 껴야 할 것만 같아서 이렇게라도 착용하고 있다”며 “그래도 편하고 자유로우니까 한결 낫다”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대중교통 마스크 의무 해제 소식에 반가움을 표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마스크를 손에 들고 있던 대학생 정 모(26) 씨는 “야외, 식당 등에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면서 마스크를 깜빡하고 나올 때가 많았다. 급하게 버스를 타야 했을 땐 버스 기사님께 마스크를 빌린 적도 있다”며 “이제 거의 전면 해제니 너무 편하다. 날씨도 점점 더워져서 걱정했는데 다행이다”라며 웃음 지었다.
직장인 이소정(24) 씨는 “답답하고 귀찮았는데 잘됐다. 밖에서는 벗고 있다가 대중교통 탈 때만 쓰는 게 의미 없다고 생각했다”며 “다만 요즘 미세먼지도 많고 공기도 좋지 않아서 당분간은 쓸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김 모(30) 씨도 “여름이 오면 아마 대부분의 시민들이 벗지 않을까 싶다”며 “이제 진짜 코로나로부터 일상회복으로 한걸음 나아간 느낌이다”라고 했다.
한편 이날부터 대중교통과 마트·역사 등 대형시설 내 개방형 약국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다. 다만 약국·병원, 요양병원 등 의료기관에선 마스크 착용 의무가 유지된다.
류예지기자 ryj@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