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에너지 과소비와 상가 ‘개문 냉난방’ 관행
[사설] 에너지 과소비와 상가 ‘개문 냉난방’ 관행
  • 승인 2023.05.21 20:4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16일부터 전기요금 킬로와트시(㎾h)당 8원, 도시가스 요금은 메가줄(MJ)당 1.04원씩 각각 올랐다. 윤 대통령은 이번 인상과 관련해 “탈원전과 방만한 지출이 초래한 한국전력공사와 가스공사의 부실화는 더 이상 놔둘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관계전문가들 역시 에너지 공급의 지속 가능성 확보와 한전과 가스공사의 경영 정상화가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이번 에너지 요금 인상은 2년 전부터 시작된 국제 에너지 가격 폭등 여파로 한전과 가스공사의 부실이 커지면서 그간 수차례 당정협의회와 간담회를 거친 끝에 결정된 것이다. 하지만 에너지 요금은 경제적 논리로만 결정하기 어렵다. 오히려 에너지 총수요를 줄이는 것이 더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의 전력 수요는 지난 2010년부터 2019년까지 연평균 2%씩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일본은 1.8%, 독일은 0.3%, 미국은 0.02%의 연평균 감소율을 기록했다고 한다.

에너지 요금 인상 진통을 통해 얻은 교훈은 값싼 에너지 시대는 끝났다는 것이다. 미국 상무부가 지난 2월 “한국의 값싼 산업용 전기요금이 철강업계에 사실상 보조금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상계관세를 물려야 한다는 내용의 예비판정을 내린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에너지 위기가 찾아왔을 때 취약한 구조는 산업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쳤다. 에너지 다소비 저효율 구조를 과감하게 혁신해야 한다.

에너지 과소비구조 개선도 시급하다. 이번 요금 인상을 계기로 에너지절약 을 체질화해야 한다. 대구 등 대도시 상가 밀집 지역에서 성행중인 개문냉방과 개문난방 행태를 척결해야 한다. 지나친 냉방과 과도한 난방으로 겨울에 여름 복장을 하고 여름에 두툼한 옷을 입는 백화점과 방송사의 비현실적 풍경도 변해야 한다. 그동안 저렴한 전기요금 지원을 통해 원가 경쟁력을 키워온 산업계도 에너지 효율 개선 투자를 통해 에너지 저소비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

대다수 국민들은 지난겨울의 난방비 폭탄에 이어 다가오는 여름의 냉방비 폭탄을 우려하고 있다. 그동안 ‘개문난방’과 ‘개문냉방’ 단속이 정부의 의지와 달리 흐지부지 끝난 이유는 과태료 부과가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전체 에너지 원료의 92%를 수입하는 나라답게 과소비를 줄여야 마땅하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