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 괴담의 나라
[의료칼럼] 괴담의 나라
  • 승인 2023.07.02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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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현 계명대 의대 교수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다시 괴담의 나라가 되고 있다. 국제기구, 과학자, 전문가들이 인체나 바다에 아무런 위험이 없다고 해도 반일감정을 이용한 국민 편가르기 선동이 끝없이 계속되고 있다. 오염으로 가격이 오르기 전에 천일염을 사재기하고 수산물 소비도 줄고 있다고 하니 괴담을 믿는 사람들이 많은 모양이다. 광우병 파동 때도, 천안함 침몰때도, 사드 파동 때도 우리나라는 근거 없는 괴담으로 혼란과 분란에 휩쓸리는 괴담의 나라가 되었다.

세계 10대 강국에 들었다고 자랑하는 대한민국이 이런 비과학적이고 비상식적인 음모론에 휘둘리는 것을 이해하기 힘들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수 있는 일본 바로 남쪽의 대만, 필리핀, 베트남등 동남아 어느 나라에서도 이런 사재기나 괴담을 찾아보기 어렵다. “우리는 정말 왜 이런 괴담의 나라가 되었을까?”

성주 사드 환경영향평가 결과가 나왔다. 전자파가 기준치의 1/530(0.189%)이라고 한다. 휴대폰 기지국에서 발생하는 전자파의 수십 분의 일에 불과한 무시할만한 수치이다. 이런데도 당시에는 “사드 전자파로 몸이 튀겨진다.”고 선동하며 전자파가 암을 일으킨다는 괴담으로 성주 군민들은 힘들게 키운 참외를 갈아엎기도 하였다. 북한 미사일을 방어하는 장비의 반입을 막겠다고 어린아이들까지 동원하는 반면, 중국은 사드를 핑계로 우리나라 단체관광객을 막고 롯데를 내쫓았다. 전자파가 해롭지 않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는데도 전임 정부에서는 이를 발표하지 않고 묻어두며 괴담을 키웠다고 한다. 이때 괴담을 퍼뜨리고 키운 세력과 사람들은 어디에 있는가? 왜 자신들의 괴담과 선동에 대해 사과하지 않는가?

천안함 침몰때에는 깊은 해저에서 북한 어뢰 탄피를 찾아도, “미국 잠수함과 충돌했다.”거나, “암초에 부딪혀 배가 두동강 났다.”는 괴담을 퍼뜨리고 믿는 사람들이 많았었다. 이들은 괴담을 퍼뜨린 것을 아직까지 사과하지 않았을뿐 아니라, 북한 어뢰로 침몰한 천안함 생존 승무원들이 경계를 소홀히 했다며 비난하기도 한다. 친북 종북 사상에 빠져있기 때문일 것이다. 나라를 지키다 적군에게 공격당해서 친구와 동료를 잃고 다행히 살아 돌아온 군인을 조롱하는 이들은 어느 나라 사람들인가?

2006년 광우병 사태 때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의사협회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여 미국 소고기를 먹고 광우병이 발생할 위험은 거의 0%이며, 이러한 괴담은 축산업에 피해를 줄 것이라는 과학적 의견을 발표했다. 그러나 괴담론자들은 “뇌에 구멍이 송송 뚫린다.”는 유언비어를 만들고, 인도주의를 실천한다는 일부 의사단체는 “적은 가능성이라도 그것이 생명을 위협할 위험성이 있다면 사전예방의 원칙에 따라 이를 피하라고 권고해야 한다.”며 축산업자를 위하여 국산쇠고기를 시식하는 동료 의사들을 비판했다. 이렇게 근거 없이 사람들을 불안하게하고 경제적 피해를 주고도 이들은 이후에 사과하거나 해명을 하지 않았다.

비과학적 이념으로 위험성을 과장하거나 왜곡하는 괴담은 사회를 어지럽히고 국민 건강에 피해를 준다. 특히 여론형성에 영향력이 큰 의료인, 과학자, 언론인, 정치인들은 괴담을 만들거나 퍼뜨리지 않도록 주의해야할 책임이 있다. 생명과 건강에 대한 여러 위험을 비교하여 어디까지가 허용 가능한 위험인지를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무책임하게 괴담을 퍼뜨리는 행동은 법적인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책임을 묻지 않으니 광우병사태를 겪고도 같은 사람들이 천안함, 사드, 후쿠시마 오염수까지 괴담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념에 빠져 혹세무민하는 음모론자들이 정신을 차리시기를, 더 이상 괴담에 빠져 정신적 경제적 피해를 입는 어리석은 국민이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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