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 저출산, 방송도 한몫
[대구논단] 저출산, 방송도 한몫
  • 승인 2023.07.27 21:5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동환 전 경산시교육장
인간의 본능은 모방이다. 연예인이나 유명인은 주변 사람들을 마치 자석처럼 끌어당긴다. 사람들은 유명인들의 옷차림을 따라 하고 행동을 따라 하고, 습관을 따라 한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TV에 나오는 스타들을 모방하기를 좋아한다. 모방이 인간의 본능이라 하더라도 도를 넘고 있다. 그들이 먹는 음식을 먹고 그들이 추는 춤을 추고 그들의 생활 습관을 따라 한다. 그들의 신념과 행동과 버릇은 종교이다. 명성 있는 사람을 모방해서 나 역시 명성 있는 사람처럼 되고 싶은 것이다.

김연자라는 트로트 가수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잘나가는 대중가요 가수 중의 하나이다. 그녀는 지금은 잘나가지만 몇십 년 전에는 일본에서 고생을 많이 했다. 그녀는 ‘아모르 파티’라는 노래로 재기에 성공했다. 아모르 파티는 철학자 니체의 대표적 사상으로 ‘네 운명을 사랑하라’라는 의미이다. ‘산다는 게 다 그런 것이다. 인생은 누구나 빈손으로 왔다 가는 것이다. 어차피 한번 왔다 가는 인생에서 연애는 필수이고 결혼은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선택사항이다’ 사람들은 이 노래를 부르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의 운명에 관련시키게 된다.

‘나의 인생이 있는데 나 이외의 것들에 신경 쓸 필요가 있을까? 굳이 힘들게 결혼하고, 아기를 낳고, 육아다 뭐다 고생하며 살 필요가 있을까?’ 노래는 평범한 사람들을 설레게 한다.

H라는 유명 연예인이 있다. 그녀는 C 프로 야구 선수와 ‘어쩌고저쩌고….’ 방송을 탔다. 그녀는 소문이 악화하기 전에 선제적으로 ‘사랑하는 사이’라고 시인했다. 몇 개월 후 그녀는 또 J 유명 방송인과 어쩌고저쩌고….’ 그녀는 이번에도 쿨하게 인정했다. 그러나 아직도 그녀는 누구와도 결혼하지 않고 있다. 무슨 사랑을 그렇게 쉽게 하고 또 헤어지는지, 이런 사례는 부지기수다.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들은 소문이 나면 사랑하는 사이라고 인정하여 소문을 잠재우고, 그리고 결혼은 하지 않고…. 연애는 필수이고 결혼은 선택사항이다. 그렇게 연애만 하는 골드 Miss, Mister 들의 독신주의는 바람 탄 불씨처럼 잘도 번진다. 이 바람은 일반인들에게도 번져 사랑은 하지만 결혼은 차일피일 미루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방송국에서는 이런 사례들을 방영하면 시청률이 오르는지 부담 없이 잘도 방영한다. 오늘도 독신자는 늘어나고 있다.

H라는 여배우가 있다. 그녀는 시원스럽게 생긴 눈매와 활동적인 몸으로 대중의 인기를 끌고 있다. 방송에서 ‘모범적인 가정생활을 보내고 있는 연예인’이라고 보도한다. 그런 그녀의 가정생활이 TV에서 공개되었다. 그녀는 연예인으로서는 보기 드물게 이른 아침 7시에 아기의 아침밥을 마련한다고 잠자리에서 일어났다. 고기를 씻고 과일을 손질하고 예쁜 식기를 닦고 부산한 아침이다. 침실에서는 남편이 자고 있다. 퍽 희귀한 장면이다. ‘참 용기 있는 남자일세, 마나님이 일어나서 아침밥을 마련하는데 남편이 일어나지 않는다니, H는 보통 사람과는 다른 현모양처야’. 한참 시간이 지나서야 남편이 부엌으로 왔다. 눈을 비비며 그녀가 차린 음식을 손으로 집어 먹었다. 그녀는 눈을 흘기었다. ‘우리 아기 아침밥 모자라, 먹지 마’ 그녀는 아기를 데리고 오겠다며 방으로 들어갔다. 잠시 뒤 그녀는 아기를 안고 나왔다. 아! 이런 일이? 그녀가 안고 나온 아기는 강아지였다. 그녀는 사람 밥은 하지 않고 강아지 밥을 준비한 것이다, 그녀는 결혼 10년이 넘었지만, 아기가 없다. TV에서는 이런 장면을 재미있다고 방영하고 있다.

이렇게 요사이 젊은 부부는 아기는 낳지 않지만, 강아지는 많이들 키우고 있다. 가정에서 반려동물을 한두 마리 정도 키우는 것은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서너 마리 이상 대량으로 키우는 집을 볼 때 ‘경제적 부담도 만만하지 않을 텐데 집안 형편은 되는지’ 쓸데없는 걱정을 한다. TV에는 출연자가 아기와 같이 나오는 장면은 보기 힘들지만, 강아지를 안고 나오는 장면은 자주 볼 수 있다. 방송국마다 비슷한 실정이다. 작가의 기호인지 PD들이 신경을 안 쓰는 것인지. ‘끼잉 낑낑’ 강아지 울음소리는 공원 둘레길을 가득 채우고 있다.

방송은 사회의 흐름에 많은 영향을 준다. 방송에 나오는 결혼, 출산, 육아 등은 시청자들의 모방 준거가 된다. 방송에는 1인 자녀 가정이 출연하는 것이 대세이다. 화면 전개에 크게 무리가 없다면, 2인 이상 자녀가 많이 출연하였으면 한다. 또 연출자나 작가들은 드라마나 예능의 주제 전달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다자녀 가정의 생활을 소재로 하는 것을 추천한다. 시청자들은 당신의 방송을 보고 있고, 정책입안자들은 국가 소멸을 걱정하고 있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등록일 : 2023.03.17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