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청년입니다] 강구민 영천청년센터장 “청년센터, 개개인 힘 모아 달리는 릴레이 경주장 돼야”
[나는 청년입니다] 강구민 영천청년센터장 “청년센터, 개개인 힘 모아 달리는 릴레이 경주장 돼야”
  • 윤덕우
  • 승인 2023.10.17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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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 청년 문화 인력 부재 확인
청년네트워크 ‘두레반’과 협업
청년 기본 조례 입법 관련 지원
센터 개소 직후 ‘별별스쿨’ 운영
청소년부터 중년 만남의 장 계획
취창업 연계 니트족 연착륙 지원
“센터, 복지만 제공해선 안돼
그들의 다채로운 경험 바탕
새 경주장·룰 만들게 도와야”
강구민센터장3
영천청년센터가 제3회 청년의 날을 기념해 기획한 ‘청년힙合-시민 모두가 힙하게 합하는 날’기념행사를 하고 있다.

△청년이란

청년 기본법에서는 나이(만 19~34세)를 기준으로 청년을 구분하고 정의하고 있다. 또한 개별 지자체에서는 고령화지수의 심각성에 따라 만 39세 또는 45세를 기준으로 조례를 제정하고 청년을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 청년들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다 보면 나이에 따른 구분에 의구심을 가지게 될 때가 적지 않다. 나이가 젊더라도 개인의 가치관이나 성향에 따라 소위 젊은 꼰대라고 불리는 것이 적합할법한 청년이 있는 반면, 중년을 지나 장년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분들 중에도 열린 사고로 미래지향적인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는 분들이 많기 때문이다. 결국 청년에 대한 구분은 나이로 기준 하는 것이 아닌 가치관이나 활동영역, 다시 말해 ‘태도’ 그 자체로 기준 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보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경북 영천에서 만난 영천청년센터 강구민 센터장 또한 지역사회와 청년의 관계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지지기반’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하며, 그들이 긍정적인 태도를 가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지역사회의 역할이라고 강조 했다.

“청년기는 인생 전반의 방향성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역사회가 어떠한 방식이든 청년에게 투자한다는 것은 거시적 관점에서 지역의 미래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역사회의 투자방식은 청년이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지역을 사랑하며 열린 사고로 미래지향적인 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는 도전과 실천에 포커스가 맞춰져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그래야 지역과 청년도 함께 성장 할 수 있다고 보거든요. 따라서 지역이 청년세대를 위해 어떠한 지지기반을 만들어 줄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질문은 해답과 같은 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

지금이야 사회적으로 청년에 대한 관심이 커져서 많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필자가 청년활동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었던 7년 전만 해도 청년정책에서 청년은 늘 소외되어 있었다. 정책을 만들어 내는 주체도 정책을 실행하는 주체도 청년 친화적이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이 무렵 처음 만나게 된 청년활동가가 강 센터장이었다. 강 센터장은 민간의 지역 청년 활동가로서 지역청년들의 생각에 귀를 기울이고, 내용을 정리하여 연구물로 만들어 내고 있는 우리 지역의 유일무이한 인물이었다. 강 센터장은 한결 같이 이야기한다. 질문과 해답은 같은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지역 청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목소리에 진정성 있는 귀 기울임이 필요하다고 말이다.

“같은 시점에 같은 지역에서 청년세대를 살아가고 있다고 해도 개개인이 처한 상황과 생각은 정말 다양하거든요. 그걸 단일한 정책으로 만들어 내는 일은 거의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렇지만 청년들이 공통적으로 말하고 있는 문제들은 분명히 있어요. 청년들이 말하고 있는 문제를 깊이 고민하다 보면 질문이 만들어지고 해답도 함께 만들어질 수 있다고 봅니다. 센터장이 되었던 2년 전과 지금까지 변치 않는 신념이 있다고 한다면, 질문과 해답은 같은 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생각 그 자체인 것 같아요.”

△지역에 ‘청년’이 없다? ‘청년’을 呼名(호명)하는 청년 기획자로 활동

지역에서 ‘최초’라는 타이틀이 자연스러운 수식어처럼 따라붙고 있는 강 센터장은 대구경북 지역에서 지자체 조례가 정한 청년 나이에 청년센터장이 된 최초의 인물이다. 강 센터장은 대학원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지역사회문화연구소에서 지역문화, 정책, 축제 등 다양한 분야의 정책 사업을 평가하고 계획을 수립하는 일을 해왔다. 그러던 중 고향인 영천의 문화 지형을 깊게 연구할 수 있는 계기가 생겼는데, 이때 느낀 지역의 문제점은 청년 문화 인력의 부재였다고 회상했다. 그렇게 그는 영천의 작은 책방에 터를 잡고 지역 청년과 문화예술인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지역에 돌아와서 가장 처음 만나게 된 지역 청년들은 ‘청년네트워크 두레반’이었어요. 저는 이들과 함께 행안부의 청년마을사업에도 지원해 보고, 청년정책 스터디 모임도 만들어 나갔죠. 「영천시 청년 기본 조례」가 입법 예고되자 청년 당사자 중심의 정책과 사업이 펼쳐졌으면 하는 염원을 담아 영천시에 보충의견을 드리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결국은 이 활동의 연장선 상에서 센터장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강 센터장은 청년들과의 소통 속에서 지역의 청년들이 지역 청년으로서 겪는 어려움을 지속적으로 청취하고 이를 행정에 전달하고자 노력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지금은 청년세대를 위한 정책이란 무엇인지 깊이 있게 탐구하는 길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년’을 호명하고 있는 정책과 사업에 진짜 지역 청년이 등장할 수 있도록 조력하는 것이 자신의 역할과 소명이라는 확신도 생겼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30대 초반, 자신이 지역에 다시 돌아왔을 때처럼 언젠간 지역에 다시 돌아올 청년들을 위해서 말이다.

△어떤 형태의 현재이든 현재는 미래를 향한 출발선, ‘별별스쿨’ 전국 최초로 기획하여 운영

강 센터장은 영천청년센터의 운영계획을 수립하고 실제 운영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을 ‘당사자성’이라고 말 한다. 그래서 센터가 개소하자마자 청년센터운영위원회, 청년센터서포터즈단, 축제기획단을 지역 청년으로 모집하는데 집중하였고 이들과 지속적으로 교류하며 각 영역에서 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사자성을 강화하는 것이 센터 운영과 영천시 청년정책의 향방에 결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라는 가설 아래 만든 사업을 ‘별별스쿨’이라고 소개했다. 별별스쿨은 별별클래스, 별별실험소, 별별대화모임으로 구성되어 있다. 별별클래스는 청년이 스스로 강사가 되어 청년과 시민에게 교육 및 체험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2022년 20개 강좌를 모집했는데, ‘생활운동, 명상요가 등 <건강>’, ‘치유 싱잉볼, 청년엄마 역량강화 등 <심리>’, ‘도자기, 글쓰기, 전통악기 등 <문화>’, ‘법률 원포인트 레슨, F&B 클래스 등 <취·창업>’ 분야까지 한 분야도 중복되는 주제 없이 청년들의 니즈(needs)가 반영된 커리큘럼을 완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내년부터는 미래청년단, 청년응원단을 구성하여 각각 청소년과 신중년이 청년을 매개로 한데 모일 수 있는 장을 만드는 것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취·창업 유관기관과의 업무협업을 통해 니트족(NEET) 청년이 지역에서 연착륙할 수 있도록 중간 매개역할에 최선을 다 할 계획이라고 말 했다.

△청년센터는 청년의 시간을 살아가고 있는 이들이 자유롭게 생각을 펼칠 수 있는 릴레이 경주장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

영천청년센터는 시내 중심에 카페와 PC방이 있는 건물 내에 위치해 있다. 강 센터장은 가끔 일부러 카페와 PC방에 가서 청년들을 관찰한다고 한다. 청년의 고민과 관심의 지점을 파악해서 센터 프로그램에 반영하기 위해서이다.

“의외로 청년들의 말의 행간에 문제와 답이 모두 들어 있는 것 같았어요. 저는 이런 작은 단서를 가지고 연구자료를 살펴보고, 확신이 생기면 사업을 설계하고 있습니다.”

강 센터장은 센터가 지역 청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청년만을 지원하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역에서 청년이 잘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 서는 청년들만을 뭉치는 작업으로는 역부족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그래서 영천 청년센터는 특정 세대에 국한하지 않고 모든 세대가 함께 어우러질 수 있도록 매개 할 수 있는 역할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 했다.

“특히 지역에서 한 명 한 명의 청년은 가족, 직장 등 관계망을 주도하게 되는 미래 리더입니다. 더 나아가 그들의 역할변화는 큰 파급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소수의 청년이 만들어 낸 변화가 마을의 변화뿐만 아니라 지역 전체를 변화를 만들어낸 사례가 심심치 않게 확인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현실에서는 청년기의 이상과 꿈이 현실과 조우하고 충돌하여 균열을 일으키는 과도기로 저가 받음으로서 청년으로서의 시간을 아깝게 흘려보내는 사례도 종종 확인되고 있지요. 지역사회가 청년을 대상화하지 않고 지역의 영속성을 위해 전폭적인 지원과 관심을 줘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강 센터장은 청년센터가 단순히 청년들에게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달체계로서 머무는 것에 대해서는 지양해야 한다고 말 했다. 그러면서 청년센터는 개개인의 청년들이 함께 합심하여 달리는 릴레이 경주장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야 그 경험을 바탕으로 청년들이 지역에서 스스로 새로운 경주장과 운영 룰(rule)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그래서 그는 오늘도 청년과 문화, 아동, 관광, 도시재생 등 다양한 분야의 조우를 시도하고 있다. 지역사회의 다음 세대와 그들을 위한 새로운 버전의 제도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는 강 센터장의 노력들이 어떠한 결실로 나타날지 기대 된다.
 

 
이미나
청년활동연구가·교육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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