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했던 불펜 참사…예상 밖 중심타자 부진
예상했던 불펜 참사…예상 밖 중심타자 부진
  • 석지윤
  • 승인 2023.10.18 21:4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삼성 라이온즈 2023시즌 결산 <하>
지난 시즌 불펜 WAR 4.29
약점 지적에도 자원 보강 않아
중심타자 장타 생산력 급감
15년 만에 20홈런 타자 ‘0’
고비마다 승부처 못넘어 패
김태훈
김태훈
 
오재일
오재일

삼성은 올 시즌 역시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8위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지난 2021시즌(최종 3위) 이후 2시즌 연속 포스트 시즌 진출 실패. 지난 시즌 후반기 대행으로서 가능성을 보여주면서 올 시즌을 앞두고 정식 부임한 박진만 감독 역시 책임을 피할 수 없다. 하지만 올 시즌 투·타 양쪽에서 모두 부진이 끊이지 않았던 상황을 감안할 필요도 있어 보인다.

◇지속적 우려에도 보강 없었던 불펜

올 시즌 삼성의 불펜진은 WAR 2.27(9위) 평균자책점 5.16(10위) 승계주자 실점률 42%(10위) 등으로 리그에서 가장 못미더운 불펜으로 손꼽혔다. 문제는 이것이 예견된 결과였다는 것. 삼성의 지난 2022시즌 불펜 WAR은 4.29로 9위였다. 최하위 한화와는 단 0.2 차이. 삼성은 그 해 선발진의 호투를 불펜이 지켜내지 못하는 악순환을 끊어내지 못하고 7위에 그쳤다. 이에 따라 올 시즌에 앞서 삼성의 보강 1순위는 당연히 불펜으로 점쳐졌다. 다행히도 지난 스토브리그에서 FA와 방출된 선수들 중에선 불펜 자원들이 적잖았다. 하지만 삼성은 약점이 분명한 상황에서도 불펜 자원 영입을 하지 않으면서 전력 보강에 소홀한 자세로 올 시즌을 맞았다. 그 결과 시즌 중반 필연적으로 불펜 문제가 불거졌고, 구단은 그제서야 부랴부랴 당시 팀내 최고 타자였던 베테랑 이원석에다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 지명권까지 내주는 큰 출혈을 감내하면서 키움으로부터 우완 투수 김태훈을 데려오며 응급처치를 시도했다. 하지만 이는 악수로 작용했다. 삼성은 1루, 3루를 지키며 득점권에서 가장 믿음직한 타자였던 이원석의 공백을 대체하는데 실패하며 타선 약화를 겪었고, 김태훈은 6승 7패 11홀드 3세이브를 기록하면서 평균자책점 7.11 WAR -1.53(리그 불펜 가운데 최저)으로 부진하며 뒷문 단속에 실패했다. 이중고를 겪은 셈. 김태훈은 이와 함께 리그 최악의 불펜 투수라는 오명까지 받아들게 되면서 개인에게도 팀에게도 최악의 시즌을 보내는데 일조했다.

◇예상 밖의 중심 타자 부진…2008년 이후 15년만의 20홈런 타자 ‘0’

삼성의 홈 구장 라이온즈파크는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 친화 구장이다. 올 시즌에도 116개의 홈런이 나오며 잠실(152), 인천(139) 다음으로 많은 홈런이 나왔다. 그중 삼성이 때려낸 것은 53개. 홈런 마진에서 -10으로 손해를 본 셈이다.

원인은 20홈런 타자의 부재. 올 시즌 삼성의 최다 홈런은 강민호와 호세 피렐라가 기록한 16개다. 삼성이 20홈런 타자를 배출하지 못한 건 2008년 이후 15년 만이다.

삼성은 라이온즈파크 개장 첫 해부터 작년까지 꾸준히 20홈런 타자를 배출했다. 하지만 올 시즌 20홈런 타자는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잠실구장을 쓰는 LG가 오스틴 딘(23개)과 박동원(20개) 등 2명의 20홈런 타자를 배출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는 올 시즌 중심 타자 피렐라와 오재일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탓이다. 피렐라는 2021년 29홈런에 이어 지난해 28홈런까지 꾸준히 대포를 쏘아올렸다. 하지만 올해 장타 생산력이 급감했다. 장타율이 지난해 장타율 0.565에서 올해 0.425로 1할 이상 감소했다.

오재일 역시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삼성에서 세 번째 시즌을 보낸 그는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올시즌 106경기에 출전해 타율 0.203 출루율 0.302 장타율 0.356 11홈런 54타점 WAR -0.07로 삼성 입단 후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중심 타선에서 해결을 해줘야 하는 그의 부진과 부재로 삼성은 고비마다 승부처를 넘지 못하고 패하며 하위권으로 떨어지게 됐다.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표를 받아든 삼성은 올 시즌이 끝나자마자 이종열 신임 단장을 선임하며 발 빠르게 움직였다. 지난 16일부터 임기를 시작한 그는 구단 역사상 첫 현장 출신 단장인 동시에 최초의 외부 인사 출신 단장으로 주목받았다. LG 원클럽맨 출신인 그는 자비로 미국 연수까지 다녀올 정도로 배움에 적극적인 지도자로 손꼽혔다. 그 결과 해설위원, 국가대표 코치 등으로 현장을 누비면서 좋은 평가를 받아 삼성의 첫 외부인 출신 단장까지 올랐다. 이종열 단장은 부임 직후부터 스카우트 파트, 불펜 뎁스, 육성 파트 등 문제점을 파악하고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개선시켜나갈 것임을 천명해 기대를 모았다. ‘새 술은 새 부대에’라는 말을 발빠르게 실천하고 있는 삼성이 신임 이종열 체제로 다가오는 시즌부터 환골탈태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석지윤기자 aid1021@idaegu.co.kr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