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구벌아침]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에 대해 yes라고 할 수 있길
[달구벌아침]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에 대해 yes라고 할 수 있길
  • 승인 2023.10.25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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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주 교사


얼마 전 좋아하는 중견배우가 나오는 채널을 보다가, 그 배우가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말을 자주 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 말은 유대인인 빅터 프랭클 박사가 나치 강제 수용소에서 겪은 체험을 바탕으로 저술한 〈죽음의 수용소에서〉에서 비롯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에 대해 yes라고 할 수 있길”

- 빅터 프랭클, <죽음의 수용소에서>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내야 하기에, 스스로에게 그 말을 외치며 긴 무명 생활을 견뎌왔고 마침내 자신만의 색깔을 가진, 연기에 진심인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마음 맞는 사람들과 좋은 작품을 하며 현장에서 웃을 때 가장 행복하다”는 그는 “관객분들이 작품을 감상하며 웃음을 얻어가든 감동을 얻어가든, 작품을 보는 그 순간만큼은 정말 행복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최근 읽은 책에서 본 “행복은, 고난이 위장된 ‘축복의 통로’라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찾아온다”는 문구가 생각났다. 지나고 보면, 한 발짝만 더 내딛었다면 성공에 닿았을지도 모를 경험들이 있다. 고난과 성공, 행복이란 것은 수치화된 것이 아니기에 ‘얼마나 참고 견뎌야 행복해질지, 성공에 다다르게 될지’ 알 수 없다.

다만 책에서 “내가 행복하다고 느낄 때, 내가 불행하다고 느낄 때”를 묻는 질문에 명확하게 대답할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내가 과거보단 나 자신에 대해 더 잘 알게 되었고, 행복에 조금 더 가까워졌다는 걸 안다.

끌어당김을 말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현재 ‘불행하다’고 느낀다면, 어떤 일이 일어났을 때 기존에 하던 사고와는 다른 사고 프로세스를 거쳐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야 그 사고의 파장이 내 주변을 변화시키고 우주를 변화시켜 결국에는 기존과 다른 결과를 가지고 온다는 것이다.

기존과 다르게 사고하는 방식을 연습하다가 그것이 잘 되고 있는지 확인해 보려면, 어떤 일이 생겼을 때 ‘잠깐!’하고 멈추고 ‘내가 지금 하려던 이 무의식적인 반응은 내가 예전에 하던 사고 프로세스와 다른 프로세스인가?’를 스스로 질문해 보아야 한다.

하지만 본인의 감정이나 생각에 매몰된 경우에는 내가 그러한 감정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므로, 이 역시 메타인지가 기본이 되어야 한다.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앎’에 대해 겨우 ‘무지의 지’(내가 진리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을 아는 상태)에 도달했다고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진리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무지의 무지’ 단계에 머문다. 주변을 조금만 둘러보아도 나이가 많다고 세상 이치에 대해 모두 안다는 듯 구는 사람이 많지만, 실상은 진리에 대해 조금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소크라테스는 또한 ‘옳은 지식을 익혀 현명하게 사용할 때’ 행복에 도달한다고 말했다. 해석은 다양하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행복은 다른 사람의 인정에 목말라하기보다는 내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일 때, 스스로를 인정하고 나와 주변 사람들을 포용할 수 있을 때 온다.

자기자신을 모르고 사는 사람들이 많다. 언젠가는 올 행복을 위해 톱니바퀴같은 매일을 참고 견디는 것이 아니라, 사소한 즐거움을 찾고 작은 것에 감사하며 오늘 하루, 지금 이 순간 행복하기. 스스로에게 ‘지금 행복한지’ 자주 물어보기.

그래서 비로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에 대해 yes라고 말할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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