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구 서울고법 부장판사 “재판 지연 해소 방안으로 판결 작성 ‘AI도우미’ 제공을”
강민구 서울고법 부장판사 “재판 지연 해소 방안으로 판결 작성 ‘AI도우미’ 제공을”
  • 윤정
  • 승인 2024.01.09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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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총 12권 전자책 발간
최근 ‘송백일기Ⅲ’으로 대장정 마쳐
AI, 법관 1인당 재판연구원 3인 효과
인력 증원 없이 재판 지연 단박에 해결
예산, 법관 증원 비해 아주 미미한 액수
강민구서울고법부장판사
IT기술에 정통한 법관으로 알려진 강민구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재판 지연’ 해소를 위해 AI(인공지능)를 도입하자는 제안을 했다. 그는 판사 생활을 하며 최근 10년간 총 12권의 전자책을 발간하기도 했다.

판사 생활을 하며 최근 10년간 총 12권의 전자책을 발간한 강민구(66) 서울고법 부장판사. 총 1만 쪽에 달해 종이책으로 따진다면 400쪽 자리 25권 정도에 해당하는 방대한 분량이다. 현직 판사인 그가 이처럼 방대한 분량의 전자책을 발간한 것은 최초이자 최후의 기록으로 남을 의미 있는 일로 평가된다.

36년 법관생활을 마무리하며 오는 30일 정년퇴임하는 강 부장판사는 최근 ‘송백일기Ⅲ’을 발간하며 12권의 전자책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앞서 그는 △용지호를 벗삼아 △금정산의 여명1 △금정산의 여명2 △법복의 무게 속에 함께 한 재판연구 33년 △호기심에 묻고 열정으로 답하다 △일상의 소확행을 꿈꾸다 △코트넷(Court Net)의 글자취 △법창에 비친 초상화 △송백일기 1 △송백일기 2 △AI시대의 생존자세를 발간한 바 있다.

경북 구미가 고향인 강 부장판사는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1982년 제24회 사법시험에 합격, 제14기로 사법연수원을 수료했다. 이후 서울지법 의정부지원 판사를 시작으로 서울고법 판사, 대구지법 부장판사, 부산고법 부장판사, 창원지법원장, 부산지법원장, 법원도서관 관장 등을 거쳤다. 특히 1997~1998년 법원도서관 조사심의관으로 근무하면서 종합법률정보 구축 작업을 총괄 지휘해 법률 데이터베이스 확립에 기여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전자소송 및 전자법정 도입을 주창해 2011년부터 시행된 전자소송 제도의 초석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법조계에서 IT기술에 정통한 법관으로 알려진 그는 ‘재판 지연’ 해소를 위해 AI(인공지능)를 도입하자는 제안을 적극적으로 했다. 지난달 19일 법원 내부망인 코트넷에서 “재판 지연의 근원적 해결책 하나를 충정으로 제시한다”며 “‘판결 작성 도우미’ AI를 법관에게 제공하자”라고 주장했다.

강 부장판사는 AI 도입으로 법관 1인당 3인 이상의 재판연구원을 할당한 효과가 생길 것으로 예측한다. 그는 “법관 인력 증원 없이 재판 지연을 시스템으로 단박에 해결할 수 있다”며 “예산은 법관 증원 예산에 비하면 아주 미미한 액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부장판사는 지난 35년간 1만156건이 넘는 판결문을 남겼다고 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 들어 대법원장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강민구-송백일기3
강민구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펴낸 전자책 총서 12 ‘송백일기Ⅲ’

 

모든 책 PDF 형태로 제작 무료 제공
대중에 생성형 AI에 대해 쉽게 알려
즉문즉답 자료집, 각계각층에 도움
36년간 주요 판결, 읽는 재미 솔솔

다음은 강 부장판사와 전자책 시리즈 12권에 대해 구술한 내용을 정리했다.

-지난 10년간 12권의 전자책을 발간했는데

△2014년 2월에 창원지방법원 법원장으로 부임한 후 내부 법원 구성원과의 감성 소통을 위해서 일주일에 한 번씩 일상의 여러 정보를 모은 ‘창원 이야기’ 통신문을 전 구성원에게 이메일로 소통했다.

400쪽이 모이면 PDF로 만들어 전자책으로 해서 나눴다. 그렇게 해서 창원 이야기 1~5가 1년간 작성됐고 2015년 2월 부산지법원장으로 부임한 후에는 ‘부산법원 통신’을 같은 방식으로 1~7까지 2년간 소통했다.

그 2년의 소통 메일 핵심을 모아 ‘용지호를 벗삼아’, ‘금정산의 여명 1·2’ 3권으로 압축해서 그 당시 전자책을 발간한 바 있다.

그 이후 2021년 9월에 송종의 전 법제처장의 ‘밤나무 검사의 음악 편지’를 시작으로 고인이 된 윤성근 부장판사의 ‘법치주의를 향한 불꽃’ 시리즈 전자책과 종이책 4종을 만들고 남문우 전 홍성지청장의 ‘나의 삶 이야기’ 종이책을 전자책으로 복간하는 일을 했다.

이처럼 타인의 전자책 6종을 먼저 발간하고 난 후, 2021년 겨울 휴정기 연말연시에 제 PC에서 잠자고 있던 저의 자료를 끄집어내서 4종의 전자책을 만들고 2022년 여름 휴정기 때 또 추가로 만들고 이와 같이 해서 이번에 ‘AI 시대의 생존 자세’를 시리즈 11권으로, 송백일기Ⅲ을 시리즈 12권으로 만들어 12권 한 다스 전자책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전자책을 만든 이유는

△종이책으로 하면 독자의 비용도 증가하고 디지털 시대에 잘 맞지 않는 측면도 있어서 모든 책을 전자책 PDF 형태로 만들고 무료로 제공했다. 그래도 종이책이 편한 분도 있기에 그런 분을 위해서 주문 제작 형태로 제작처에서 디지털 오프셋 방식 영인본으로 제공하고 있다. 실비로 제작하고 인세는 전혀 받지 않는다.

-최근 나온 11권 ‘AI시대의 생존 자세’에 대해 설명하자면

△2023년 생성형 AI가 꽃을 피우고 있어 저에게 지도받으러 오는 로스쿨 인턴이나 각계각층 인물과의 대화록, 관련된 강연 녹취록을 합체했다. 그리고 ‘디지로그 명심보감’ 유튜브 영상 자료와 킬러 앱 자료의 인터넷 주소와 QR 코드를 합해서 올렸다. 또 각 언론사와 한 AI 중심의 인터뷰 전문을 합했다. 이와 같이 지난 1년간 AI를 중심으로 제가 대외적으로 공표한 모든 구술 또는 언어 자료를 확보해 놓은 것이 ‘AI시대의 생존자세’다. 일반 대중의 눈높이에 맞게 만들었다.

-송백일기Ⅲ은 어떤 내용인가

△제가 평천 이대교 화백으로부터 받은 호가 송백(松伯)인데, 저의 일지를 SNS에 틈날 때마다 올리고 있다. 그것을 모은 과거에 발간된 ‘송백일기 1·2’가 있고 2023년 치 송백일기 일부를 추려서 ‘송백일기Ⅲ’으로 만들었다. 그 일지의 3분의 1 정도가 생성형 AI에 대한 여러 가지 정보와 실제 응용 사례를 갈무리한 것들이기 때문에 어찌 보면 ‘송백일기Ⅲ’은 ‘생성형 AI 집중탐구본’이라는 부제가 더 적절하다.

이를 통해 일반 대중은 편하고 쉽게 생성형 AI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익힐 수가 있고 간간이 전반적인 사회 현상이나 법조 현상에 대한 제 생각을 강물이 흐르듯이 적어 놓았다.

-12권 전자책의 분량은

△약 9천500쪽이 넘기 때문에 1만 쪽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제가 생각해도 정말 방대한 분량인데 종이책으로 발간한 것이 아니라 PDF 데이터로 된 전자책이다. 더구나 목차에서 종래의 책갈피 기능이 아니고 손가락이나 마우스를 누르면 해당 본문으로 점핑되게 하고 해당 본문의 상단을 누르면 다시 목차로 점핑이 되게 해서 유연하게 이동될 수 있게 만들었다.

특히 애플의 아이패드의 전자책 뷰어인 books 북스에서 보면 정말 종이책을 보는 것과 같고 랩톱이나 데스크톱에서 전자책 뷰어나 PDF 뷰어로 보면 훨씬 보기가 수월하다. 폰에서 보면 글씨가 작아서 불편하다.

그래서 넓은 모니터에서 전자책을 보시기 바라고 힘든 분들은 영인본으로 주문해서 보시면 된다. 아니면 마이크로소프트 엣지 브라우저에서 신기능으로 PDF 전자책을 소리 내어 읽기 기능도 있어서 소리로 제 전자책을 자동으로 스피커로 낭독하게 해서 흔들의자에 앉아서 차 한잔 마시면서 TTS 기능으로 보는 방법도 있다.

-이 전자책의 역할과 효과는

△논문집이나 코트넷 게시물 자료집은 법원 내부의 법조 후배들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일반 대중의 읽기로는 적절하지 않지만 다른 것들은 일반교양 측면에서도 대중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다.

송백일기Ⅲ권은 일지이기 때문에 더욱 가깝게 다가갈 거고 AI시대의 생존자세는 AI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이다. 또 가장 프라우드하게 생각하는 ‘호기심에 묻고 열정으로 답하다’ 즉문즉답 자료집은 각계각층에서 읽어보면 좋다. 특히 대학생이나 로스쿨을 준비하는 학생, 로스쿨 재학생, 초년 차 법조인들이 꼭 읽어보기를 권한다. 법조 출입 기자들도 읽어보면 법원과 재판의 얼개에 대한 기초 개념을 파악할 수 있다.

‘법창에 비친 초상화’는 제가 36년간 1만 건이 넘는 판결을 했는데 그 중 의미 있게 언론에 보도된 주요 판결 등을 엮고 추려서 정리한 것이라서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일상의 소확행을 꿈꾸다’도 역시 송백일기의 전편으로, 수필이라서 읽기가 쉽다. ‘금정산의 여명 1·2’, ‘용지호를 벗삼아’도 여행기도 있고 여러 가지 교양 정보가 있어서 일반인이 보기에도 적합하다.

 
12권의 전자책 총서 무료 다운로드

 

강민구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펴낸 전자책 총서 12권은  https://bit.ly/3sU99Se 또는 QR코드를 통해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윤정기자 yj@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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