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피리 불며
봄 언덕
고향 그리워
피-ㄹ 닐니리
보리피리 불며
꽃 청산靑山
어릴 때 그리워
피-ㄹ 닐니리
보리피리 불며
인환의 거리
인간사 그리워
피-ㄹ 닐니리
보리피리 불며
방랑의 기산하(幾山河)
눈물의 언덕을 지나
피-ㄹ 닐니리
▷함경남도 함주 출생. 함흥제일고보, 중국 국립 베이징(北京)대학 농학원 졸업. 1949년 잡지『신천지』에 `전라도길’ 등 12편을 발표해 등단. 시집으로「한하운 시론」(1949),「보리피리」(1955), 「한하운 시전집」(1956), 자작시 해설집 등이 있다.
4행 4연으로 짜여진 이 시는 정형률을 살린 민요체의 가락으로 서러운 정한精恨을 담고 있다. 이른바 `문둥이 시인’으로 불려 진 그가 사람들이 많이 모여 사는 `인환의 거리’ 그 인간사가 그리운 것은 인간을 접근할 수 없었던 시인의 비극적인 삶을 말해 주고 있다. 천형天刑의 시인 한하운. 그는 고고한 심혼을 불사르며 평생 서정시를 쓴 시인이다.
이일기 (시인 · 계간 `문학예술’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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