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살아야 우리가 산다] 흰색 고니·갈색 큰기러기…우포늪서 마주한 ‘새 세상’
[자연이 살아야 우리가 산다] 흰색 고니·갈색 큰기러기…우포늪서 마주한 ‘새 세상’
  • 채영택
  • 승인 2024.01.11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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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만난 자연이야기
두꺼비 천국 수성구 망월지
한국서 유명한 두꺼비 산란지
올해 수성국제비엔날레 열려
두꺼비 주제 시·노래·이야기와
생태문화콘서트 열면 어떨까
사진1
대구 수성구의 시지고등학교 맞은 편에 한국에서 알아주는 두꺼비 산란지가 있다. 대구 집에서 5분 정도 걸리는 매우 가까운 거리라 자주 간다. 창녕의 우포늪처럼 물이 많은 저수지에는 다양한 생물들이 살아간다.

◇두꺼비의 천국, 수성구 망월지

대구 수성구의 시지고등학교 맞은 편에 한국에서 알아주는 두꺼비 산란지가 있다. 대구 집에서 5분 정도 걸리는 매우 가까운 거리라 자주 간다. 창녕의 우포늪처럼 물이 많은 저수지에는 다양한 생물들이 살아간다.

이곳에선 키가 작은 식물인 창포와 마름을 비롯해 키가 큰 식물인 버드나무와 무궁화 그리고 복숭아나무도 있다. 최근엔 왕성히 뻗어가는 대나무도 보인다. 외래종인 불루길과 노랑귀거북이도 보인다. 나름 다양한 생물들이 살아가는 아름다운 곳이다.

봄이 되면 볼펜심처럼 매우 작은 두꺼비 새끼들이 정말 엄청나게 많이도 나타난다. 물속에서 때를 지어 살아가기도 하고 땅 위로 나와 지나가는 차들에게 치이기도 한다. 치이는 그 친구들이 불쌍해서 한 쪽으로 치워준 때도 있었다. 크기는 작지만 많은 새끼들에 놀라고, 출산 후 산으로 향하는 어미 두꺼비들을 보면서 놀라움과 감탄의 마음을 갖게 되었다.

이곳에서 올해 ‘2024 수성국제비엔날레’가 열린다. 물론 이곳에서 만이 아니라 금호강 생태전망대 등 수성구의 다양한 곳에서 열린다.

망월지와 야생화를 좋아하는 필자는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해 보았다. 망월지는 물과 두꺼비 등의 동물들과 창퐁와 마름 등의 식구들로 이루어져 있다. 태양과 바람 그리고 흙 친구도 함께 사는 생명들의 보금자리다.

우리는 모두 우주와 같은 원자를 가지고 있기에 자신이 바로 <별에서 온 그대> 임도 알았으면 좋겠다. 망월지 생태교육관에는 생태계 서비스를 통한 자연에의 감사 마음 담기, 망월지 생명친구들 소개, 물과 두거비 주제 인문학과 시, 노래, 이야기, 춤을 포함한 생태문화콘서트 체험이 있으면 좋겠다. 강연과 체험을 많이 하고 건물은 작아도 차별성있고 독특해 관광자원이 되면 좋겠다. 시간이 지나면 해야 하는 리모델링도 염두에 둬야 될 것이다.

야생화는 목화 등의 교과서에 나오는 야생회, 먹을 수 있는 고마운 야생화, 박하 등 약이 되는 야생초, 동화 속의 야생화, 우리 한국 이름을 가진 야생화, 꿀이 있는 야생화, 방아 등의 전통허브와 서양 허브, 춤추는 풀인 무초(舞草)도 보고 싶다. 망월지 생태교육관과 야생초화원! 그 이름만 들어도 고맙고 반갑다.

 

우포늪의 철새
주매리 사지마을 안골쪽
나무군락 지나 철새들 발견
새소리만 들리는 평화로움


◇우포늪 철새 이야기

겨울은 철새의 계절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겨울 철새들은 머나먼 길을 돌고 돌아 우포늪에 도착하여 사람들을 즐겁게 해준다.

얼마전 필자는 새들이 있는 ‘새 세상’을 보고 싶다는 김성수 대구 도시농업시민협의회장, 오승건 입문학 창시자와 함께 우포늪으로 갔다. 그곳에서 흰색의 고니들과 갈색의 큰기러기들이 함께 사는 새 세상을 만났다.

우포늪에서 고니들과 큰기러기들이 많은 곳은 대합면 주매리 사지마을의 안골쪽과 유어면 세진리 대대재방 안쪽이다. 우포늪의 집이 주매리여서 사지마을 안골로 갔다. 차에서 내려 안골의 마늘밭을 지나고 논을 지나서 이름 모를 나무군락을 지나니 하얀 색의 고니들이 보였다. 이 친구들이 새 세상만의 평화로움을 깨는 침입자들의 발자국 소리들을 느끼고는 안쪽으로 도망갔다. 나무들이 겹쳐있어서 잘 안보이는 곳이 있었다. 작은 쌍안경을 가진 오승건씨가 참나무를 타고 올라가 보더니 한동안 내려올 생각을 않았다. 김성수 회장은 감탄을 연발하면서 사진을 계속해서 찍었다.

새 소리 말고는 다른 소리는 들리지 않는 고요함과 평화로움이 계속되었다. 역시 멋진 곳이었다. 겨울철새 보러 오는 방문객들마다 자신이 자연이 되어버리는 이곳을 좋아한다. 나오다가 다른 곳을 들렀는데 느티나무들이 심어져 있었고 물에는 많은 마름들과 씨앗을 머금은 연꽃의 부분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같이 간 두 사람 다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새들을 잘 보았다”고 하면서 만족했다.

1주일 정도 지나 다른 사람들과 그 곳에 한 번 더 갔다. 이번에는 전보다 조금 더 가까운 곳에 갔다. 느티나무가 있는 곳에서도 새들을 잘 볼 수 있었다. 이곳을 처음 온 후배 부부가 “여긴 아는 사람들만 오는 곳이네요”라고 말했다. 주위를 둘러보니 누군가가 나무 위에 올려놓은 그물과 시멘트로 만든 큰 시멘트 그물추들이 보였다. 언제인지 모르지만 누군가가 와서 물고기들을 잡고 여유로운 시간을 보낸 흔적이다. 큰 시멘트 그물추는 1970년대 이후 만들지 않았고 사용하지도 않는다고 들었다. 훗날 ‘우포마을역사관’에 전시하기 위해 들고 와서 집에다 보관했다.

고니들이 많은 이곳은 아름답고 평화로운 곳이다. 너무 좋다. 봄에는 아름다운 생명이 솟아나고 여름에는 예쁜 연꽃들이 피며 겨울에는 철새들이 와서 줄풀들과 연의 뿌리들을 먹으며 겨울을 나는 멋진 곳이다. 그 아름다움이 영원히 있는게 아니다. 농사에는 농사지을 때가 있는것처럼 이곳의 아름다운 장면도 때가 있다. 발품 팔아 와서 봐야 한다. 부지런 해야 한다.혼자 보기 아까운 곳이다. 이렇게 멋진 곳이 집에서 가까운 곳에 있다.

자연에 관심을 가진 독자분들을 모시고 꼭 같이 가고 싶은 곳이다. 산토끼노래가 만들어진 이방초등학교가 인근에 있고, 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의 주인공이 새 세상을 보고 평화로움을 느낀 팽나무 언덕도 있다. 금귀고리 등이 나온 가야와 삼국시대 고분도 있어 생태와 역사가 있는 마을이다. 새를 좋아하는 독자분들의 연락을 기다리고 환영한다.

◇이음텃밭의 도시농업 이야기

우포늪에서 새들을 본 그날에 협회장님이 2024년도 농사달력과 인천 도시농업네트워크에서 펴낸 ‘이음 ; 하다’ 라는 책을 주셔서 연초에 읽었다. 읽어보니 내용도 사진도 너무 좋았다. 감동이었다. 이렇게 멋지게 즐겁게 도시농업 활동을 하는구나 하고~. 이음 책을 읽으며 감동받은 부분을 적어보았다.

책의 표지 부분부터 마음에 든다. 정원을 나타내는 색인 녹색이 많고 표지에서 무엇을 하는가가 나타나 있었다. 시농제와 대동제 그리고 낙엽멀칭재 사용이 표시 된 2023년 4월 이음텃밭의 시작부터 11월 기부의 날, 이음농作(사진전) 까지 있어 농사짓는 동안의 일들을 바로 알 수 있었다. 이음텃밭에서는 농사만 짓지 않고 손님맞이, 강의, 어울림마당, 자원활동 과 기부, 농사 짓고 배우고 놀며 찐 이웃이 되는 활동이 너무 좋다. ‘텃밭화장실’의 신선한 인문학 내공, 나도 만들고 싶고 함께 하고픈 파란집, 오래는 꼭 만들고 싶은 다빈치터널, 밭이라는 우주, 세계의 도시텃밭 사례들과 인천의 생태순환 이음 텃밭의 비교, 퇴진사와 허브 가든을 포함한 다양한 동아리들 등등~ . 이곳에서 한 활동들이 완전 부럽다. 내 체질이다. 내가 좋아하고 하고 싶어한 많은 일들이 이곳에서는 이루어졌다. 복 받고 행복한 사람들이다.

책을 준 김성수 회장께 감사 인사를 드리고, 용기를 내어 인천 도시농업네트워크 김충기대표에게 전화를 했다. 이음 책과 학교 논에 관한 책이 너무 좋고 감동을 받았다고 이야기했다. 김 대표는 이름텃밭이 알려지는게 기쁘고, 기회를 만들어 인천에서 보거나 아니면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 관계자들이 우포늪에 가겠다고 문자를 보내왔다.

필자는 인천시의 이음텃밭에서 인간이 자연과 함께 되는 춤인 생태춤을 추고 작은 설문지를 만들어 소논문을 쓰면서 소통하고자 한다. 뜻있는 일을 하는 분들을 칭찬해서 기쁘고 나와 같은 일들을 하는 분들과 소통하니 즐겁다. 이렇게 사람들을 알게 되고 즐거운 하루를 시작하며 살아간다. 독자분들도 도시농업에 관심을 갖고 작은 텃밭을 가꾸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밭에서 배운다

겨울은 농사를 짓는 사람들에게 공부하고 봄 농사를 준비하는 기간이다. 부지런한 사람에게는 쉴 틈이 없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물론 사람마다 다르다. 모르는 사람들은 겨울에 우포가서 할 것이 뭐 있냐고 말한다. 아니올시다이다.

작년에 자주 가지 않은 밭에 가니 완전히 밀림지대가 되었다. 좋게 말하면 자연의 회복력이 그리 빠르고 대단함을 실감했다. 영국에서 출판된 ‘가드닝을 위한 식물학’이란 책을 보니 ‘1년 종자 7년 잡초’라는 글이 나온다. 딱 그대로 돌보지 않은 곳엔 다양한 식물들이 이리저리 뒤엉켜 있고 대나무들과 아카시들도 엄청 많이 자랐다. 세금은 니가 내고 땅 주인은 나라는 것을 잊지마라는 듯 왕성한 생명력을 뽐내고 있었다.

생명력은 좋으나 농사짓는 입장으로서는 보통 일이 아니다. 말 그대로 ‘아이구야’다. 사람의 눈길을, 관심을 받지 않은 땅은 인간에게 자신이 누구임을 확실히 보여준다. 남을 탓할 필요가 없다. 스스로가 선택한 일이다. 나이가 드니 조금씩 많은 문제가 남 탓이 아닌 내 탓임을 알게 된다. 밭에서 만난 많은 풀들의 나라에서 많은 것을 배운다. 부지런하자. 겸손해지자.
 

 

노용호(한국생태관광연구원장·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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