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준석·서윤정 ‘Warmscape’전…대구신세계갤러리
장준석·서윤정 ‘Warmscape’전…대구신세계갤러리
  • 황인옥
  • 승인 2024.01.22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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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복 어린 신년을 기원하는 ‘따뜻한 풍경’전
장, 문자 이용한 독특한 작품
서, 안정감을 주는 공간 소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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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준석·서윤정 작가의 전시가 열리고 있는 대구신세계갤러리 전시장 전경.

작가가 자신만의 시그니처를 획득하면 존재감을 각인시키고 대화를 원활하게 풀어가기가 수월해진다. 작품을 보고 단박에 작가가 누군지를 인지할 수 있고, 그 이면에 깔린 개념까지 이미 숙지가 돼 있다면 작가로서 절반의 성공은 거둔 셈이다. 하지만 독자성으로 똘똘 뭉친 시그니처를 구축하기까지의 과정은 쉽지 않다. 모든 것을 쏟아 부어도 완성도 있는 결과를 얻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대구신세계갤러리가 따뜻한 겨울나기와 축복어린 신년 맞이를 기원하며 마련한 전시 ‘Warmscape’전에 참여하는 작가 장준석과 서윤정은 자신만의 시그니처를 구축하고 세상과 소통해 왔다는 지점에서 의미 부여를 할 수 있다. 이들의 예술세계는 시각적으로는 각기 다른 양상을 보이지만, 상투적인 이미지와 획일화된 맥락을 거스른다는 공통분모로 엮인다.

특히 장준석은 문자를 이용해 풍경을 펼채내는 독특한 작품으로 존재감을 알리고, 서윤정은 온화한 색감과 패턴으로 안식에 대한 소망을 담아낸다. 장준석은 ‘꽃’과 ‘숲’의 군집으로 이루어진 풍경을 구현하고, 서윤정은 작은 캔버스와 종이의 질서 안에서 안락함을 탐구한다.

형상 없이 글자 조각만으로 풍경을 그리는 장준석은 ‘꽃’과 ‘숲’의 기호성을 주된 작업으로 이어간다. 생명의 상징인 꽃을 고무와 폴리에틸렌 같은 인공적인 재료로 만들어 도식화한다. 이러한 작업 과정은 꽃이 가지고 있는 기존의 관념과 거리를 두고 상상의 여지를 더하기 위함이다. 이는 하나의 단어 안에 공존하는 다양한 의미와 개념들을 자유롭게 확장시키기 위한 방법론이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머릿속에 각인된 상징을 지워내고, 전시장에 펼쳐진 가공된 꽃과 숲길 안에서 오히려 무한한 환상의 세계를 거닐어보길 희망한다.

뉴욕, 시카고, 런던 등 여러 도시를 옮겨 다니며 생활한 서윤정은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공간에 대한 소망을 정사각형, 줄무늬, 조각 등으로 연결한다. 어린시절 두껍고 무거운 책으로 쌓아 올린 식탁 밑의 공간과 천으로 만든 작은 움막의 아늑한 아지트에 대한 상상이다. 흩어져 잠재되어 있던 순수한 기억들은 현재의 순간과 맞닿아 온유함을 가진 색과 패턴으로 표현된다. 프래임 속에 담긴 작가만의 유토피아는 우리를 따뜻한 기억의 선율로 안내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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