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 이선경·형욱 남매, 대구시장 표창
“장애인도 노력하면 반드시 꿈 이루죠”
청각 장애를 지닌 두 남매가 시련과 역경을 딛고 훌륭한 도예인으로 성장해 감동을 주고 있다.
그 주인공은 20일 오전 대구시민체육관에서 열린 장애인의 날 기념식에서 대구시장 표창을 받은 이선경(42·여), 이형욱(40)씨.
어머니 김미자씨는 지난 1971년 누나인 선경씨의 돌잔치 때 처음 장애를 발견하고 부랴부랴 병원으로 달려갔지만 딸의 귀가 들리지 않았다.
어떻게든 소리를 듣게 해 주기 위해 전국의 유명한 병원을 찾아 다녔지만 한 번 막힌 선경씨의 귀는 이후 다시는 들리지 않았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2년 뒤에 태어난 형욱씨 역시 생후 8개월만에 고열로 청력을 잃고 말았다.
자녀들의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어머니 김씨는 무작정 서울로 올라가 마포구에 위치했던 한국구화학교를 찾아가 농아들을 위한 구화(口話·oral method)를 두 남매가 배울 수 있도록 했다.
구화를 익힌 두 남매는 상대방 입술의 움직임과 얼굴 표정만을 봐도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를 알
아 듣게 되면서 일반계 학교로 진학해 공부를 할 수 있게 됐다.
결국, 선경씨와 형욱씨는 구화를 통해 고등학교까지 무사히 마쳤고, 선경씨는 서울예대 시각디자인과에, 형욱씨는 단국대 도예연구소에 각각 진학하는데 성공했고, 일본 아리타 요업전문학교를 거쳐 계명대 도예과 대학원을 마쳤다.
특히, 선경씨는 2년전부터 계명대에 출강, 대학 강단에서 도예와 관련된 과목을 위주로 열심히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어려움도 많다. 선경씨는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수업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항상 그녀의 곁에는 막내 이모가 함께하면서 수화를 통해 선경씨의 수업 내용들을 학생들에게 전달해 주고 있다.
선경, 형욱씨는 “지금까지 해 온대로 열심히 노력하면 더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생긴다”면서“도예가로서 반드시 성공하겠다”고 다짐했다.
어머니 김씨는 “우리 아이들이 꼭 ‘하면된다’는 기적을 낳아서 모든 장애인들에게 본보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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