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떠난 오리온스…14년 情외면
대구 떠난 오리온스…14년 情외면
  • 김덕룡
  • 승인 2011.06.15 02:2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양시와 연고지 이전 양해각서 체결
시민, 팬들 분노…'제품 불매운동 불사'
오리온스 프로농구단이 결국 연고지를 대구에서 경기도 고양시로 옮긴다.

이로써 1997년 출범한 한국프로농구(KBL)의 원년 구단 가운데 연고 이전 없이 모기업도 바꾸지 않은 '마지막 원년팀' 대구 오리온스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오리온스는 이달 초 연고지 이전이 알려지자 "논의가 있었지만 결정 된 것은 없다"고 발뺌했다가 14일 고양으로 연고 이전 계획을 구체적으로 발표했다.

하지만 14년 넘게 뜨거운 성원을 보냈던 대구 팬들을 등지고 고양에서 새 출발을 하기까지는 당분간 적잖은 진통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오리온스의 이번 연고지 이전과 관련해 팀 매각을 위한 기반이라는 소문도 나오고 있다.
연고지 이전 후 성적을 높여 구단 가치를 올린 뒤 구단을 매각 할 것이라는 소문은 1~2년 전부터 흘러나왔던 부분이다.

오리온스는 이날 고양시 킨텍스에서 고양시와 연고지 이전 및 체육관 시설 이용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연고지 이전 신청이 KBL 이사회를 통과하면 오리온스는 2011-2012시즌부터 고양 오리온스로 구단 명칭을 변경하고 오는 25일 완공 예정인 고양체육관을 홈 경기장으로 사용하게 된다.

오리온스의 새 경기장이 될 고양체육관은 총 공사비 991억원이 투입돼 오는 25일 완공을 앞두고 있고 국제규격을 충족시킴은 물론 국내 최초로 미국프로농구(NBA)식 6각 전광판도 설치된다.

오리온스는 15일 선수단 숙소를 고양시내 아파트로 옮기고 본격적인 시즌 준비에 들어간다.

심용섭 단장은 "이번 연고지 이전 추진은 경기 북부 지역에 첫 프로팀이 생긴다는 의미가 있다"며 "고양시의 스포츠 비전인 전문 스포츠 도시로서 인프라 구축과 지역 경제 활성화, 문화와 스포츠, 관광이 연계된 스포츠 클러스터를 구축하는데 일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심 단장은 "최근 3~4년 동안 팀의 성적이 너무 나빴고 고양시에서 적극적으로 유치를 원해서 지금이 연고를 이전할 적기라고 생각했다"며 "고양시와 유기적인 협조를 통해 유소년 클럽부터 생활체육까지 경기 북부 지역 스포츠 활성화에 이바지하겠다"고 말했다.

오리온스와 고양시는 올초부터 연고 이전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 최근 합의에 도달했다.

고양시는 시민 1천23명을 상대로 설문 조사를 펼친 결과 77.2%의 시민이 프로스포츠 구단 유치에 찬성했고 이중 34.8%가 프로농구단 유치를 희망해 오리온스가 고양시는 물론 경기 북부 지역 최초의 프로구단이 됐다.

하지만 오리온스는 이전 연고지인 대구와의 갈등을 풀어야 한다.

이같은 소식을 접한 대구 시민은 물론 농구 팬들과 관계자들은 한국 농구발전을 저해하는 비도덕적인 행위를 강하게 비판하며, KBL과 오리온스 구단 항의 방문은 물론 KBL불승인, 오리온제품 불매 운동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전무후무한 32연패 위기에도, 최근 4시즌 10-9-10-10위의 졸전 속에서도 변함없이 대구 경기장을 지켰던 대구 팬들은 하루아침에 연고지 팬들을 버리는 오리온스의 행태에 배신감을 느끼고 있는 것.

이날 KBL과 대구 오리온스 게시판에는 연고지 이전을 성토하는 팬들의 글들로 넘쳐나고 있다.

대구 팬들은 잇따라 구단 홈페이지 회원에서 탈퇴하고 타팀 팬들도 연고지 이전을 반대한다는 글을 올리고 있다.

오는 9월부터 임기가 시작되는 한선교 신임 KBL 총재에게 연고 이전을 막아달라고 호소하는 글도 눈에 띈다.

한 누리꾼은 "1998-1999시즌 때 32연패를 했을 때도, 챔피언이 됐을 때도 지역 팬들은 한결같은 응원을 보냈다"면서"갑자기 연고지를 옮긴 것은 팬들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밝혔다.

또 다른 누리꾼은 "한 때 오리온스가 마냥 좋아 농구장에 살았다. 창원으로 원주로 원정 응원까지 다녔지만 연고지를 옮긴다고 하니 이젠 회원카드도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