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값 폭락이 걱정이다
원화 값 폭락이 걱정이다
  • 승인 2011.09.21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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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천장이 뚫린 듯 오르고 있다. 지난 14일 그리스 부도설로 폭등하기 시작한 환율은 14∼15일 이틀사이 39.10원이나 폭등(원화 값 폭락)했다. 16일 원 달러 환율은 잠시 숨고르기를 하는가 싶더니 이번 주 들어 다시 폭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19일 24.50원이나 오른 환율은 20일에도 11.40원이 올라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지는 1150원을 넘나들며 외환시장을 불안하게 했다. 21일엔 전날보다 6.4원 내린 1142원에 출발했지만 오름세로 돌아섰다. 올 들어 최저치를 기록한 7월27일 1050원에 비해선 무려 100원 가까이 올랐다.

당초 경제 관련 기관들이 올해 원?달러 환율이 1050원선 밑으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으나 최근의 환율 급등세는 경제주체들을 큰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최근의 환율급등은 수출기업들에게는 가격경쟁력 향상이라는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게 하나 환율 하락을 예상했던 중소기업들은 다시 `키코 사태’ 같은 피해를 입지 않을까 불안해하는 상황이다. 더구나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년 만에 가장 높은 5.3%를 기록하는 등 물가가 불안한 상황에선 환율이 급등할 경우 우리경제의 난제인 물가에 기름 붓는 격이 될 것 아닌가하는 것이다.

원?달러 환율 폭등은 남유럽의 그리스 디폴트가 기정사실화되고 유로 존에서 네 번째 경제규모를 가진 이탈리아의 국가신용등급이 전격 강등된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한다. 그러나 다른 나라 통화에 비해 원화가치만 급락하고 있는 것은 국내 금융시장의 유동성이 풍부한데다 개방도가 큰 우리경제 고유의 원인 때문이 아닌가 한다. 특히 주가와 환율은 반대로 움직이는 것이 통상의 예다. 그러나 최근의 주가와 환율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도 주목되는 사항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 금융회사 등의 달러화 유동성 확보 능력을 아직도 미심쩍은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2008년9월 리먼브러더스 쇼크 직후 환율이 폭등하자 외환당국은 달러화 매도에 개입했지만 성과 없이 외환보유액만 축냈다. 금융회사들이 갖고 있는 대외채무는 확실하지만 대외채권은 단기간 회수가 어려운 장기채권 비중이 늘고 있는 것도 유동성 확보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게 하고 있다. 예금취급은행의 국외 장기채권 비중은 2004년 23.6%에서 지난해 40%로 높아졌다.

많은 외환전문가들은 유럽문제가 지속되면서 유럽계 자금이 빠져나갈 경우 환율은 1200원을 넘어설 수 있다고 전망한다. 당국은 구두개입과 미세조정 등을 통해 환율의 단기 급변동을 완화하는 한편 유동성 확보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금융회사들의 외화 유동성 상태를 점검하고 문제가 발생할 경우 즉각 시정토록 해야 한다. 특히 이번 기회에 한국시장을 다시 흔들어서 재미를 보려는 투기세력에 속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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