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친구 아이 결혼식에 갔다가
옛 친구들을 만났다.
초등학생이던 아이들은 얼굴에 검버섯이 난
노인들이 되어 있었다
선친 적부터 다녔던
초등학교 느티나무 이야기와
해당화, 무궁화로 된 학교 울타리
이야기를 하다가
학교 뒤 성만이네 왕대밭 울타리가
흔적 없이 사라진 이야기며
동축사로 오르던 산허리가 잘려
아파트 단지가 되어버린 이야기를
표정 없이 나누다가
연락하자며 기약 없는 말만 남기고
우리는 하나 둘 자리에서 일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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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년 울산 출생, [부산시인] 신인상, 부산시인협회 회원, 강서문학회 회원. 고교 교사 퇴직
해설) 공업도시에 고향을 내 준 지도 수십 년이 흘렀다. 실향 아닌 실향의 아픔을 일상 속에서 잊고 지내다가도 고향 친구들을 만나면 그 상처가 되살아난다. 모두들 떠돌이생활을 하다 보니 긴 세월 동안 고향 친구도 사라진 고향처럼 멀어지고 말았다.
-해설 서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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