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시론> 합리적인 역사보기
<팔공시론> 합리적인 역사보기
  • 승인 2012.02.21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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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종 시인

돌아가신 나의 가친(家親)은 멋지신 분인 것 같다. 뱃속에서 나는 아버지를 사별한 유복자로 아버지의 모습을 사진으로도 뵌 적이 없다. 하지만 멋진 분이란 생각이 든다. 나는 집에서 40년째 개를 기르고 있다. 양견(養犬)의 불문율종 하나가 암캐가 새끼를 배었을 때, 수캐를 절대처치하지 않는다는 원칙이다. 강아지지만, 유복자로 만들지 않겠다는 나의 조그만 배려다.

요사이 좌파인사들이나, 젊은 학생들은 보지도 못한 김구 선생을 절대적인 민족의 지도자로 맹신(盲信)하고 있다. 밥을 얻어 먹어가면서, 남의 나라 땅에서 항일독립운동을 실행한 애국자중 애국자임은 두 말이 필요 없다. 이 세상에 흠 없는 사람은 한사람도 없다. 긴 망명을 끝내고 입국하고부터, 김구는 남의 땅에서 보다 더 난제가 기다렸다.

민주, 공산으로 양분된 세계 조류 앞에, 그의 통일 민족국가는 사막의 신기루 일 수밖에 없었는데, 김구선생은 자기염원의 실천을 위해 평양에서 김일성을 만났지만, 김일성의 사기극의 단역으로 전락했고, 급변하는 세계정세를 보는 눈에 한계가 있음을 명백하게 보여줬다. 사실상 김구의 정치생명은 1949년 4월 암살로 끝난 것이 아니라. 중국에서 2차 세계대전 종전을 맞는 순간에 끝났다고 봄이 정확할 것 같다.

김구선생을 암살한 안두희도 암살의 하수인일 뿐, 암살한 최고 지령자를 평생모르고 불안한 생활을 지속적으로 하다, 정신병자의 몽둥이를 맞고 타살됐고, 죽은 지 두어 시간만 장례식도 없이 화장장의 화구에 투입이 됐다. 김구선생의 평가는 항일애국투사로, 임정의 지도자로 해방을 맞게 한 주역(主役)중의 한분이요, 더 자세히 말하면 이승만 대통령과 더불어 독립을 있게 한 쌍벽으로 봐야 한다.

분단국가의 책임은 이승만의 몫이 아니라, 절대적 세계 냉전기류가 원죄였다. 이승만은 경륜이 풍부하고 애국심과 지성을 겸비한 초대 대통령으로, 미국의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과 비길만한 인물이다. 오늘날 대한민국의 번영은 이승만 대통령의 건국이 출발점이다. 앞으로 십만 원 권이 나오게 된다면 초상화를 사용하는 것이 순리라고 본다. 역사는 이상이 아니라 현실임을 알아야 한다.

당시 있을 수 없는 통일국가타령만 하지 말고, 소모적인 동서분열을 마무리하고, 국가 공공질서의 확립과 대한민국의 민주국가로서의 정체성을 확고부동하게 다져야 한다. 이것이 오늘을 사는 우리들의 과제다. 아직도 이승만의 정읍발언을 분단의 원조로 삼는 것은 편견이요, 지상 최대의 착각이다. 이승만의 `남한단독정부’를 표명한 정읍발언을 물고 늘어지는 것은, 원천무효행위이다.

소련의 스탈린이 이승만 정읍발언이 있기 1년 전에 북한에 공산정권을 세울 계획을 확정했던 것이다. 소련의 시효지난 외교문서 공개로 스탈린의 확고한 분단공산국가의 건설이 만천하에 진상을 드러낸 것이다. 또 자주 이승만 초대대통령을 물고 늘어지는 것이, 친일파의 기용이다. 해방 당시 우리나라 문맹률은 90%를 육박했을 것으로 추측이 된다.

새 나라 경찰을 조직하는데, 지게목발이나 두드리던 까막눈을 경찰관으로 임용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당시 국가질서와 사회혼란을 부추기는 좌익세력을 진압하기 위해서는, 공산당을 검거했던 경력자가 우대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 세상에 절대 선은 없다. 최선이 불가능할 경우 차선을 찾아야 하고 그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평생을 남의 땅인 미국에서 외롭게 독립 투쟁한 인간 이승만에게 고마움과 안쓰러운 마음을 품을 줄 알아야 한다. 이승만 초대 대통령도 인간으로서 빛과 그늘이 있게 마련이다. 더구나 건국을 한 국부(國父)로서 공과 과가 뚜렷하다. 민주국가를 세우고, 6. 25사변을 승리로 이끈 것은 그 분의 확고한 공적이다.

3. 15부정선거로 4.19혁명이 일어나 순열한 젊음들이 희생된 것은 씻을 수 없는 잘못이다. 책임을 통감하고 대통령직을 하야하고 미국으로 망명한 것은, 용단 있는 처신으로 평가받아 마땅하다. 이제 제살 뜯기인 이승만 시비는 접을 때가 되었다고 본다. 과거의 실패를 발판으로 삼아 더욱 차원 높은 민주국가로 거듭나야 한다.

좌 클릭된 국내 사학자들의 독선도 이제 끝나기를 주문한다. 일본과 중국학자들의 한국사 왜곡보다, 국내 사학자들의 국사에 대한 편견과 왜곡이 더 심각한 문제임을 통감한다. 설득력이 부족한 왜곡된 사관을 청산해야, 한국사도 정체성을 확보할 것이다. 사학자가 아닌, 수준 있는 국민들도 역사적 사실을 직시(直視)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인정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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