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친화 명분 ‘자연공원’ 망치네
자연친화 명분 ‘자연공원’ 망치네
  • 전규언
  • 승인 2013.06.10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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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 영강변 영신숲 6억7천여만원 들여 ‘공원 정비사업’

멀쩡한 나무 뽑고 강 옆에 연못·실개천 조성…주민 반발
오랜 기간 문경시민들의 사랑을 받아 온 친수공간이자 소공원인 문경시 영신동 영강 옆 ‘영신 숲’이 개발이라는 미명아래 제구실을 못하게 훼손되고 있다는 원성이 높다.

문경시는 지난 2011년부터 낙동강 상류 영강을 따라 호계면 견탄리∼영신동 간 5.8km 구간에 대한 영강생태하천 조성공사를 시행하고 있다.

이 사업 구간 내에 오랜 역사와 더불어 강가에 자연적으로 형성된 영신 숲 구간도 6억6천900만원을 들여 대대적인 공원 정비사업을 펴고 있다.

자연친화형 친수공간 조성 명분의 이 사업은 친수시설과 습지, 편의시설, 운동시설 등 40여가지 각종 시설로 공원 전체를 뒤덮는다.

이 공사를 하면서 멀쩡한 나무를 뽑아내고, 공원 한가운데 3억2천만원을 들여 생태연못이라는 물웅덩이 2곳을 파고 실개천까지 만들고 있다.

공원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자연 강 옆에 또 다른 강(실개천)을 거액을 들여 인위적으로 만들고 있어, 자연형 공원을 훼손하며 산책로와 아이들이 뛰놀 수 있는 공간도 크게 잠식하고 있다.

때문에 매년 이곳에서 열리던 어린이날 행사도 장소를 새로 구해야 할 판이다.

또, 공원 옆 제방을 이용하던 자전거도로까지 공원을 통과하도록 설치하고 있어 어린이 등 가족나들이객들이 위험에 노출되게 됐다.

매일 이 곳을 이용한다는 A씨(62·점촌3동)는 “있는 나무와 잔디나 잘 가꾸고 오래된 시설물이나 교체하면 이만한 친수공간도 찾아보기 힘들 텐데 멀쩡한 공원을 돈 들여 망쳐 놓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시민들의 정서도 모르는 공무원들의 탁상행정의 표본”이라고 질타했다.

B씨(53·흥덕동)는 “더욱이 강을 옆에 두고 비싼 돈 들여 인위적으로 실개천을 만든다니, 이게 재정신이냐”고 흥분하며 “문경시청에 돈이 남아도는 모양”이라고 비난 했다.

문경시 재난방재과 담당은 “사업구상 당시(1999년) 전문기관 용역을 의뢰하는 등 최상의 공원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지금은 공사관계로 어수선하지만 완공되면 좋은 평가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문경=전규언기자 jungu@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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