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령군’ 외지업체, 대구 건설시장 독주
‘점령군’ 외지업체, 대구 건설시장 독주
  • 강선일
  • 승인 2013.07.10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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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살아난 아파트 분양시장 ‘남의 집 잔치’
공공부문도 사실상 독점…지역업체 벼랑끝 몰려
대구지역 건설업체들이 외지 대형업체들의 공공부문 발주는 물론 주택시장에 이르기까지 지역 건설시장을 잠식하면서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건설업이 경기부양과 고용창출 등의 경제적 측면에서 상당한 파급효과를 불러 일으킨다는 점에서 지역 건설업체들의 ‘몰락’은 결국 대구경제의 침체로 이어지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10일 지역 건설업계와 대구전문건설협회 등에 따르면 작년부터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지역 신규 아파트 및 오피스텔 분양시장은 올 들어 전국 최고의 매매 및 전세가 상승률, 신규분양 청약률 및 계약율 등을 보인 대구 주택시장의 활황을 틈타 롯데건설·코오롱·현대산업개발·삼호(대림건설 계열사)·신세계건설 등 외지 대형업체들의 독주체제가 굳어지고 있다.

공공부문 발주에 있어서도 대구시 등 지자체와 정부차원의 적극적 건설경기 활성화 정책에 따라 대구혁신도시 청사 신축, 야구장건립, 뇌연구원 건립, 택지단지 조경공사 등에서 지역업체들이 참여 비중이 높아지고는 있지만, 시공사인 실제 수주사는 대우건설 등 외지 대형업체가 사실상 독점하는 상황이다.

그나마 대구 건설업계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화성산업을 비롯 서한·동화주택·우방 등이 재건축 수주 및 컨소시움 참여, 신규 아파트분양 등을 통해 나름 선전하고는 있지만, 외지 대형업체의 공세와는 비교하기 조차 민망할 정도라 외지 점령군에 의해 ‘안방시장’에서 내몰리는 상황이다. 게다가 일부 재건축시장의 경우 우방·청구·보성에 이어 태왕·한라 등 지역업체의 부도사태(우방·보성은 인수합병으로 현재 회생된 상태임) 등에 따른 불안감을 떨쳐내지 못한 탓인지 외지 대형업체를 선호하며, 수주자격 요건에 사실상 지역업체 참여를 차단하는 조건을 내거는 등 지역업체를 외면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실제 지난 8일 시공사를 선정한 지역 한 재건축아파트의 경우 ‘국내 건설사 도급순위 50위 이내’ 등의 건설사 수주참여 조건을 내걸어 국내 건설업계에서 우수한 시공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화성산업 등의 지역업체 참여가 원천적으로 막혀 외지 대형업체 2개사가 경쟁을 벌이는 ‘남의 집 잔치’가 됐다.

특히 관급공사 감소에 따른 일감 부족과 함께 원청업체와의 ‘갑·을 관계’로 인한 불공정 하도급 등으로 ‘벼랑끝으로’ 내몰리고 있는 지역 전문건설업체의 경영상황은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 수년간 대구시와 정부차원의 상생협력 강조에도 불구 ‘부당한 하도급 대금결정’ ‘임금체불’ 등 건설업계 불공정 하도급의 ‘고질병’이 여전한데다 수주공사의 다단계 하도급을 거치는 건설업종 특성과 함께 지역 건설시장 위축에 따른 업체간 과당 경쟁 등으로 공사를 해도 남는게 없는 ‘적자 시공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것이 지역 전문건설업계의 하소연이다.

지난해 대구시 및 구·군, 도시철도건설본부와 대구도시공사가 발주한 공공공사 및 지역발주 민간공사의 하도급(사업비 10억원 이상·시교육청, LH, 지역 국가기관 공사는 제외) 현황을 보면, 총 공사비 8천700여억원 중 지역업체 참여액은 2천811억원에 불과한 반면 외지업체는 6천136억원에 달했다. 또 적자시공 등으로 인해 부도 및 폐업된 지역 전문건설업체 수는 2011년 94개, 2012년 77개, 올해 현재 21개에 이르고 있다.

지역 건설업체 관계자는 “대구시와 정부에서 떠드는 외지 대형업체와의 상생협력은 (지역업체들이)피부로 실감할 수 없는 ‘무늬뿐인’ 방안”이라며 “외지 대형업체의 의지와 노력없이는 지역업체의 몰락과 경영상 어려움은 쉽사리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강선일기자 ksi@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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