칙칙한 회색벽을 ‘갤러리 공간으로’
칙칙한 회색벽을 ‘갤러리 공간으로’
  • 정민지
  • 승인 2013.11.04 18:0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구 서구 중리동

팝아트·명화로 꾸민 차별화된 벽화 조성
/news/photo/first/201311/img_112828_1.jpg"서구벽화거리/news/photo/first/201311/img_112828_1.jpg"
대구 서구 중리동의 오래된 맨션 담장을 따라 명화벽화거리가 조성하고 있는 재능기부자 (왼쪽부터)정미경, 송원숙, 이태돌씨. 정민지기자
대구 서구 중리동에 있는 오래된 맨션의 메마른 회색 벽이 명화와 팝아트로 꾸민 거리 갤러리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이번 사업은 서구청이 지난 9월 발족한 벽화봉사단의 첫 작업으로 대구 전역의 벽화들과 차별화시키기 위해 전문 벽화아티스트들과 머리를 맞대 ‘명화거리’가 탄생하게 됐다.

중리동 퀸스로드 옆 맨션의 담장 200m 구간에는 ‘일상 속 명화를 만나다’라는 주제로 앤디워홀, 리히텐슈타인, 키스 해링 등 팝아티스트의 작품과 뭉크, 고흐 등의 명화 30여점이 그려지고 있다.

기존 벽화마을들이 노후된 골목을 단장해 걸으면서 즐기도록 만들었다면 차량 이동량이 많은 이곳의 벽화는 차를 타고 지나가며 즐길 수 있도록 크기가 크고 선명한 이미지의 대중적인 팝아트 작품이 중심이다.

4일 재능기부 벽화 아티스트 3명이 이곳 담장 아래서 밑그림 작업과 채색에 매진하고 있는 현장을 찾았다.

서구에 살면서 재능기부와 인연이 닿은 이태돌(42)씨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원없이 그리고 있다”며 “벽화작업 과정을 처음 본 주민들이 신기해 하며 구경하셔서 마치 행위예술을 하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유명한 작품을 어설프게 따라하면 역효과가 날 것으로 우려해 퀄리티를 높이는 게 가장 관건이라는 정미경(40)씨는 “실크스크린, 수채화, 유화 등 각 작품마다 기법이 다양한 데 시멘트벽에 그 느낌을 살리는 것이 가장 어렵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이들이 작업하는 와중에 차를 몰고 가다 벽화가 신기해 멈춰 구경하던 조동철(50·평리동)씨는 “아무 특색없던 거리가 멋진 벽화로 확 변했다”며 감탄했다.

그동안 가로등도 어두워 우범지역처럼 여겨졌던 이 곳이 벽화로 채워지자 주민들은 사진도 찍고 구경하며 반기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몇몇 주민들은 어린아이 장난같은 팝아트 작품들에 낯설어하며 “이왕 하는 것 멋진 풍경화로 하지 그랬냐”는 지적을 하기도 했다. 또 다른 재능기부자인 송원숙(41)씨는 “주민들의 호응과 비난 모두 관심에서 비롯되는 것이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여긴다”며 “그림에 대한 반응이 다른 것은 당연하고 무심하게 지나치는 것 보다 낫다”고 말했다.

이들은 명화 벽화거리를 통해 경관 개선의 목적과 거리 활성화, 교육자료 활용 등의 효과를 기대했다.

서구청은 내년까지 서구전역에 특색있는 벽화조성사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정민지기자 jmj@idaegu.co.kr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